현대건설이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확보해 '불모지'였던 대전에서 힐스테이트 아파트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까?
6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비 8천억 원 규모로 올해 '대전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도시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요 건설업체로선 놓치기 아까운 사업이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
대전은 현재 전국 최고 수준의 집값 상승폭에도 정부규제를 받지 않아 ‘무풍지대’라고까지 불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1주 대전 아파트값 상승폭은 0.32% 올라 전국 평균 0.10%보다 3배 이상 컸다.
정부규제에 묶이기 전 도시정비사업을 빨리 추진하자는 분위기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장대B구역에 각각 힐스테이트와 자이 깃발을 꽂기 위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사업의 시공권 확보를 통해 수주잔고를 확충함은 물론 정비사업이 활발한 대전지역에서 입지도 강화할 수 있다.
대전은 아직까지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없는 곳으로 현대건설은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 확보를 통해 이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현대건설은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계룡건설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4개 건설사 지분은 각각 31%, 30%, 25%, 14%이다. 아파트 브랜드는 힐스테이트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현대건설은 애초 단독 입찰을 검토했지만 입찰 마감 직전 컨소시엄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은 유성5일장 장터를 포함한 부지에서 진행돼 5일장 전통 유지 등을 향한 목소리가 높다”며 “사업 특성상 인허가가 까다로울 수 있어 대전·충청지역 사정에 밝은 계룡건설산업과 힘을 합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도시정비시장에서 신규수주를 2조 원 넘게 올리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전체 수주실적과 비교해 6천억 원가량 늘었다.
하지만 올해 기대했던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용산구 한남3구역 대형 재개발사업에서 모두 차질이 생긴 상황이라 장대B구역 수주전 승리가 도시정비사업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GS건설은 대전에 한밭자이, 유성자이, 대전센트럴자이 등 비교적 많은 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대사동1구역 재개발, 도마변동3구역 재개발, 숭어리샘 재건축 등 이미 수주한 정비사업지도 많다.
GS건설은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보다 공사비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현재까지 7천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4월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 이후 수주 소식이 끊겼다.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GS건설은 이번 사업에 단독으로 도전한 만큼 시공권을 따게 되면 수주잔고를 단숨에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전 유성구 장대동 14-5번지 9만7213㎡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규모 아파트 2900세대와 판매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한국토지신탁·무궁화신탁 컨소시엄이 사업대행을 맡는다.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은 7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결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