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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둘째부인이자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츠 하츠코씨가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뉴시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어머니인 시게미츠 하츠코씨가 한국에 들어왔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데 하츠코씨의 입국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게미츠 하츠코씨가 30일 오후 2시30분 KE2780 항공편을 통해 김포공항에 입국했다. 하츠코씨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으로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친모다.
하츠코씨는 공항에서 입국 이유와 두 아들의 내분과 관련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88세인데도 나이에 비해 건강한 모습이었다.
하츠코씨의 입국이 알려지면서 롯데가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가족회의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 등과 함께 일본으로 떠났던 신격호 총괄회장은 28일 밤늦게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귀국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도 29일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하츠코씨까지 입국하면서 신동빈 회장을 제외하고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족이 모두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신 회장은 30일 일본 롯데홀딩스 사무실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귀국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하츠코씨의 일정에 대해 그룹에서 아는 게 없다”며 “신동빈 회장도 곧 귀국할 예정이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츠코씨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금의 롯데그룹의 초석을 놓는 데도 공이 컸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츠코씨가 친아들인 두 아들의 분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 지분 가운데 두 아들에게 상속된 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하츠코씨가 보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나도는 상황이어서 모친의 의중이 롯데그룹 후계자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츠코씨가 방한해 가족회의를 통해 사태해결을 시도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곧 귀국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가족회의에서 원만하게 후계자 정리가 이뤄질 수도 있으나 신동빈 회장 대 나머지 가족으로 대립구도가 형성될 경우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츠코씨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첫 번째 부인 노순화씨와 사이에서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얻었으며 1941년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노씨는 1960년 사망했다.
신 총괄회장은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일본에서 우유배달 등을 하며 고학하다 사업가로 변신했다.
신 총괄회장은 껌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던 무렵 세들어 살던 집주인의 딸인 다케모리 하츠코와 결혼했다.
다케모리 집안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고위관료를 지낸 유력가문으로 알려졌다. 하츠코씨의 모친은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 당시 중상을 입은 주중 일본공사 시게미쓰 마모루의 딸이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신 총괄회장이 일본사업에서 승승장구한 배경에 하츠코씨 집안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은 하츠코씨와 사이에서 신동주 신동빈 두 아들을 얻었다. 하츠코씨의 성이 시게미츠인 것은 신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시게미츠 다케오로 창씨개명해 남편의 성을 따랐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