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정택근 GS 대표이사 부회장도 물러나면서 GS그룹은 1950년대 태어난 허태수 신임 회장을 필두로 1960년대 출생한 허 부회장과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전진배치되는 세대교체를 이뤘다.
허 부회장은 1961년 7월26일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난 오너 3세 경영인으로 삼촌인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뒤를 이어 편의점사업을 맡아온 유통 전문가다.
허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2013년 GS리테일 사장에 오른 뒤 7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이자 그룹 차원에서는 2015년 12월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4년 만에 GS리테일 부회장이 다시 생긴 것이다.
허 부회장은 GS리테일을 그룹의 톡톡한 효자 계열사로 키워내며 오너3세 경영인으로서 경영능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편의점 GS25는 BGF리테일의 CU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 5조1327억 원, 영업이익 2034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25.9% 늘었다.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와 수퍼마켓 ‘GS더프레시’는 고전하면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지만 2015년에 GS건설로부터 인수한 파르나스호텔이 올해 부쩍 성장하면서 GS리테일 실적 개선에 톡톡히 힘을 보태고 있다.
허 부회장은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접점이 넓어 영업환경 변화에 민감한 편의점업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최근 디지털환경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는 등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를 경영전략에 적극 반영해왔다.
이런 허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GS리테일은 안면인식 출입문, 이미지 인식 스마트스캐너, 자동 발주시스템 등 스마트스토어 솔루션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거나 데이터 분석 컨설팅을 도입하고 케이뱅크 주주로 참여하는 등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한 디지털 분야 투자에 공을 들여왔다.
허창수 회장이 이번 용퇴의 배경으로 빠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끌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을 꼽은 것과 인재상이 맞닿는다.
허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GS그룹 오너3세 경영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GS그룹 4세경영의 멘토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인사로 GS그룹에서 임원을 맡고 있는 오너 4세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보 등 5명이 됐다. 이들은 대부분 40대 GS그룹 오너4세들이다.
특히 허 부회장의 자녀인 허원홍씨와 허성윤씨는 20대로 아직 G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만큼 GS그룹 오너4세들의 경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물론 허원홍씨와 허성윤씨도 꾸준히 GS 지분을 사들이고 있어 앞으로 GS그룹 경영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만큼 장기적 시각에서 허 부회장이 이들의 경영수업에 큰 버팀목이 될 가능성도 크다.
11월 기준으로 허 부회장은 GS 지분 2.42%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원홍씨는 0.63%, 허성윤씨는 0.25%를 각각 들고 있다.
허 부회장은 1961년 7월26일에 태어나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계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상사 싱가포르 지사장 상무, LG유통 신규점 기획담당 상무를 지냈다.
GS리테일에서 편의점사업부 MD부문장 전무, 영업부문장 부사장, MD본부장 부사장, MD본부장 사장을 거쳐 2013년 편의점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12월부터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