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이끌 현대아산이 건설인력을 하반기 들어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현재 전체 실적의 대부분을 건설사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건설인력 확충은 단기적으로 국내 수주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대북사업 강화에도 힘이 될 수 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11월22일부터 시작한 건설부문 경력직 채용 관련 서류접수를 2일 마감했다.
현대아산은 이번 채용을 통해 건축시공, 현장안전관리, 현장실무관리 등 세 분야에서 대리급 이상의 경력직을 모집한다.
현대아산은 9월과 10월에도 건설부문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는 등 최근 3개월 연속 건설부문 경력직 직원을 뽑고 있다.
모집분야도 9월 건축시공 한 분야에서 시작해 10월 기계시공과 현장안전관리, 개발사업영업, 11월 현장실무관리가 더해지는 등 계속 넓어지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속해서 건설인력을 충원하는 것과 관련해 “수주 확대에 따라 국내 현장에 배치할 인력을 찾기 위한 모집공고”라며 “수주 확대에 따른 건설업계의 일반적 인력 충원”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2007년 만해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관광부문에서 올렸으나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관련 사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현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건설부문에서 내고 있다.
현대아산은 과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개발사업, 남한과 북한의 철도·도로연결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택지개발, 도로, 하수처리 등 공공부문 산업공사는 물론 주택사업, 공장시설 등 다양한 건축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아산이 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이 안갯속에 갇힌 상황에서 주력으로 삼고 있는 건설사업에 힘을 준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현대아산은 최근 몇 년 동안 건설부문 매출이 크게 줄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기도 하다.
현대아산은 2018년 건설부문에서 매출 782억 원을 올렸다. 2017년과 비교하면 22%, 2014년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건설부문에서 매출 476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
건설부문 인력 충원은 남북 경제협력 회복 이후 대북사업의 대비책이 될 수도 있다.
현대아산은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이 본격화해도 금강산 관광시설을 철거한 뒤 다시 짓거나 정비공사를 크게 한다면 남북경협 초기에는 관광보다 건설사업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와 함께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상황에 따라 건설사업과 관련한 현대아산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강산관광 20주년을 맞아 금강산을 찾았을 때 북측으로부터 금강산 외에 추가 관광상품 개발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은 건설부문 경력직 채용공고에 ‘해외근무에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북한지역 포함)’이라는 문구를 통해 새로 뽑는 인력을 대북사업에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대아산은 현재 건설부문 협력업체를 모집하기 위한 평가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신청자격 요건’에 ‘대북사업(개성공산, 금강산 등) 참여 실적 우대’라는 문구를 넣어 대북사업에 참여했던 업체를 선호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근무에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을 뽑고 대북사업에 참여했던 업체에 우대점수를 주는 것은 항상 시행했던 정책으로 최근 나온 공고들은 대북사업과 직접적 관련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