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3월25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2019년 실적과 관련해 1주당 900원을 배당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했다.
배당금 총액은 244억7940만600원, 시가 배당율(2019년 말 주가 기준)은 1.32%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실적과 관련해서도 보통주 1주당 900원을 현금배당했는데 배당규모를 유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에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핵심 계열사이자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로 현대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9년 3분기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를 지닌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특수관계인을 더하면 지분율은 23.6%까지 확대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3월25일 주총 이후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81만6천 주를 사기로 결정했다.
3월24일 현대엘리베이터 종가 4만6350원을 적용하면 예상 매입금액은 378억2160만 원에 이른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한 것은 2020년 들어 2번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월 이사회에서도 주주가치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 81만6천 주 매입을 결정한 뒤 한 달 동안 380억 원을 들여 자기주식 매입을 마무리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향한 현정은의 지배력이 약한 만큼 경영권 강화를 위한 자기주식 매입이라는 시선도 나왔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향후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넘기면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활용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실적 후퇴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시장 경쟁 심화로 2019년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8725억 원, 영업이익 1362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4.8% 줄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승강기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2018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신규수주는 1조6393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0.7% 줄면서 2019년 목표였던 1조7100억 원에 4.1% 못 미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목표로 매출 1조6338억 원, 영업이익 1550억 원, 신규수주 1조7454억 원을 제시했다.
△2020년 시무식 남북경협 각오
현정은은 2020년 시무식에서 남북관계에서 그동안 쌓은 신뢰를 자산으로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준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현정은은 2020년 1월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20년 경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만큼 새로운 각오로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은은 남북경협사업을 강조하며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으킬 수 있지만 신용은 한번 잃으면 그것으로 끝장”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현대그룹은 1989년 남북경협사업의 문을 열었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발걸음을 멈추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신뢰라는 든든한 자산을 동력으로 희망을 잃지 말고 더욱 당당하고 적극적 자세로 임하자”고 말했다.
2020년 경영방향으로 업무에 관한 열정, 남북경협사업을 향한 적극적 자세, 변화와 혁신 등 3가지를 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추진하는 중국 상하이 신공장 건립과 충주 본사 이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해외시장 공략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현대아산 건설인력 지속 충원
현대그룹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은 2019년 건설인력을 지속해서 충원했다.
2019년 말 현대아산에서 일하는 직원(기간제 근로자 포함)은 모두 182명이다. 2018년 말 156명보다 17% 늘었다.
현대아산은 현대그룹에서 현대엘리베이터만큼이나 중요도가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현대아산은 현정은이 직접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을 이끌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 73.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현정은도 2019년 3분기 기준 지분 4.0%를 들고 있다.
현대아산은 2007년 만해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관광부문에서 올렸으나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관련 사업이 크게 위축돼 현재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건설부문에서 내고 있다.
현대아산은 과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개발사업, 남한과 북한의 철도·도로연결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택지개발, 도로, 하수처리 등 공공부문 산업공사는 물론 주택사업, 공장시설 등 다양한 건축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건설사업 강화는 남북 경제협력 회복 이후 대북사업 경쟁력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현대아산은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해도 금강산 관광시설을 철거한 뒤 다시 짓거나 정비공사를 크게 한다면 경협 초기에는 관광보다 건설사업 역량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와 함께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상황에 따라 건설사업과 관련한 현대아산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남북경협 희망고문
현정은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경협 희망고문’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들어 미국의 제재를 피해 가능한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남북경협을 진행할 의지를 보였으나 연초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에 막혀 남북관계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남북경협을 대표하는 민간기업으로 현정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부터 누구보다 남북경협 성사를 위해 힘썼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며 기대감이 커졌다.
현정은은 2018년 5월 현대그룹 안에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직접 위원장을 맡아 대북사업을 준비했다. 남북경협 경험을 지닌 경제관료 출신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현대아산 대표로 새로 영입하고 현대아산 유상증자 등을 통해 남북경협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현정은이 2018년 8월과 11월 금강산에서 각각 정몽헌 회장 15주기 추모식과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 공동행사를 진행할 때만해도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남북경협 회복이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월 ‘2019 기업인과 대화’에서 “현대그룹은 희망고문을 받고 있다”며 현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현정은에게 “(남북경협이) 뭔가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경협은 2019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벽 앞에 가로 막혔다.
애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전망은 낙관적이었다. 합의 여부보다 미국과 북한이 어느 정도까지 합의를 이뤄내느냐에 관심이 더 쏠렸다.
합의 내용이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금강산 관광사업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합의는 불발됐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만남 등이 성사됐으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지는 못했다.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10월23일 금강산을 찾아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을 걷어내라’는 식의 지시를 내렸고 북한은 10월25일 금상산의 한국 관광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공식적으로 보냈다.
현정은은 2019년 11월14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급히 만나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통보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연철 장관은 당시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는 기업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긴밀하게 소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19년 11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이전 추진
현정은은 2019년 7월3일 충북도청에서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조길형 충주시장과 현대엘리베이터 본사를 충주시로 옮기는 협약을 맺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8년까지 경기도 이천에 있는 본사를 충주 제5산업단지로 이전하고 스마트공장 신설, 물류센터 조성 등에 모두 2500억 원을 투자한다. 지역자재 구매와 지역민 우선 채용 등에도 힘쓴다.
충청북도와 충주시는 부지 및 설비투자 지원, 세제혜택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충청북도의 대학 및 특성화고등학교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도 추진한다.
현정은은 “충주시에 조성될 스마트공장과 본사, 물류센터는 새로운 도전이자 시작”이라며 “스마트공장으로 승강기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충청북도와 충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984년 창립 이후 경기 이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성장했으나 협소한 부지에 따른 공장 확장과 효율적 생산라인 구축의 어려움, 주요시설의 노후화에 따라 공장 이전을 결정했다.
△현대무벡스 상장 연기
현정은은 2019년 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계열사 현대무벡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가 뒤로 미뤘다.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에서 시스템통합(SI)과 물류자동화사업 등을 하는 계열사다.
현대그룹은 2017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사업부를 현대무벡스라는 별도법인으로 분리했다. 이후 IT사업을 하는 계열사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2018년 4월 현재의 현대무벡스를 출범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고 그룹 내 알짜 계열사가 없는 상황에서 현정은이 현대무벡스 상장을 계기로 현대그룹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바라봤다.
현대무벡스는 남북경협이 재개하면 개성공단 내부에 물류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사업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정은은 2019년 8월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현대무벡스의 상장심사를 신청하며 기업공개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11월 상장심사를 철회하며 상장계획을 뒤로 미뤘다.
현대무벡스는 회사가 성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기업가치를 더 높게 받기 위해 상장시점을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무벡스는 2018년 말 기준 현정은이 지분 43.5%를 보유해 1대주주, 현대엘리베이터가 30.5%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현대무벡스는 현정은의 장녀 정지이 전무와 차녀 정영이 차장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회사로도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북사업 시련
현정은은 대북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
1998년 11월 시작돼 2003년 9월 육로관광으로 확대된 금강산관광은 2008년까지 193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날부터 전면 중단돼 지금껏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2009년에는 현대아산 직원이 137일 동안 북한에 억류되기도 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뒤로 2016년까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추모식 참석과 금강산 관광 기념행사 등을 이유로 현정은은 북한에 6차례 다녀왔다.
현정은은 2009년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한 뒤 북한 체류일정을 연장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다.
2013년 정몽헌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 때에는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구두친서를 전달받았을 뿐 아니라 그 뒤 대북사업의 단독 운영권을 확인받는 등 현정은은 대북사업에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쉽사리 호전되지 않았다.
2015년 북한은 중국의 관광담당 관리 등 관련자 50여 명을 불러 금강산관광사업을 독자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산과 원산 일대에 국제관광지대를 조성해서 관광객 1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현대그룹의 ‘뒷통수를 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남북관계는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더욱 경색됐고 2016년 2월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따라 연간 1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게 됐고 그동안 개성공단 시설에 투자했던 400억 원이 날아가는 것은 물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250만 평 규모로 개발하고 있던 2단계 사업도 백지화할 위기를 맞았다.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2017년까지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사업중단으로 1조 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009년 8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그룹> |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활동
현정은은 2013년 11월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의원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서울상공회의소 129년 역사상 여성이 부회장에 오른 것은 현정은이 처음이다.
현정은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오른 뒤 대한상의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한상의가 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매년 참석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한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공정거래제도 및 정책방향’을 주제로 재계인사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서울상의에는 2020년 3월 기준 23명의 비상근 부회장이 있는데 여성은 현정은과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둘뿐이다.
△현대그룹 외형 축소
현대그룹은 2020년 3월 기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무벡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투자파트너스, 현대글로벌,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현대종합연수원 등 국내에 크게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그룹은 형제의 난을 거쳐 2000년 출범한 뒤 한때 빠르게 성장했지만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대북사업에서 타격을 입으며 결과적으로 20년 동안 사세가 크게 줄었다.
2000년 정몽헌 전 회장이 지배한 당시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현대증권, 현대상선, 현대전자 등 26개 계열사로 이뤄졌다.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2003년 이후 초반 10년 현대그룹은 좋은 흐름을 보였다. 현대그룹 매출은 2003년 5조 원에서 2012년 12조 원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현정은은 2001년 채권단에게 빼앗긴 현대건설을 되찾기 위해 2010년 현대차그룹과 치열하게 경쟁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했으나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 이후 해운업 악화 등으로 그룹의 중추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현대그룹도 전체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현정은은 2013년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증권의 매각을 결정했고 2016년 5월 KB금융지주에 현대증권을 매각했다.
2016년에는 해운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상선마저 잃었다. 현정은은 당시 3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그룹은 2015년 말 기준 21개 계열사를 통해 공정자산 12조3천억 원을 보유해 재계 30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6년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매각하면서 공정자산 규모가 2조6천억 원 수준으로 줄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은 뒤 현대엘리베이터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8년 말 개별기준으로 1조8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해 현대그룹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
현정은은 2003년 현대그룹 회장 취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범현대그룹의 공격으로부터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냈다.
정상영 KCC 회장은 현정은이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2%를 사들이며 현대그룹을 공식적으로 인수할 뜻을 밝혔다. 정상영 회장은 현정은의 시숙부로 정씨가 아닌 현씨가 현대그룹 회장을 맡는 데 불만을 보이며 현대그룹 인수를 추진했다.
현정은은 이때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기업화’를 내세우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반 공모방식으로 당시 상장주식 수 561만 주의 178% 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일반국민들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으려 했다.
현정은은 국민이 직접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KCC 지분이 크게 줄어들고 현정은에 우호적 주주가 대폭 늘어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방식은 KCC의 가처분신청으로 결국 실현되지 않았지만 현정은은 국민으로부터 동정여론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인 5%룰을 어겼다고 보고 지분 매각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현정은은 경영권을 지켜냈다.
2006년 4월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경영권을 위협받았다. 정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상선의 지분을 39.6%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한 것이다.
당시 현정은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40%을 약간 넘게 소유하고 있었다.
현정은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한 현대상선 지분 매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젠’이란 파생상품회사와 현대상선의 주식 600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와프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현정은에 우호적 기업이 현대상선의 주식을 사들여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 현정은은 대주주 자격을 유지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현정은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경영권을 방어했다.
△현대그룹 회장 이전
기업가 집안에서 태어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성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많이 하며 사회학과 교수가 되는 꿈을 키웠다.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학 공부를 이어갔고 1976년 정몽헌 전 회장과 결혼해 현대가의 며느리가 됐다. 결혼 이후에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교수의 꿈을 이어갔다.
유학을 마친 뒤 교수의 꿈을 접었지만 2녀1남을 둔 어머니이자 현대가의 며느리로 정몽헌 전 회장을 내조했다.
안살림을 하면서도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활동도 활발히 참여했다.
그러다 2003년 정몽헌 회장이 타계하자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맡으며 현대그룹 회장에 올랐다.
현정은은 회장에 오른 뒤 경영 안정화, 윤리경영, 이사회 중심 전문경영인체제 강화, 주주중시 경영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했다.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잃기 전까지 그룹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재계에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
현정은은 이화여대와 미국에서 한 사회학과 인성개발 공부, 정몽헌 회장을 내조하는 동시에 정주영 명예회장을 모신 경험에서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고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