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이 내년에 대표이사로 선임될까?
조 사장이 현대해상 총괄업무를 맡은 점을 놓고 내년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을 대표이사로 뽑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해상은 2년 연속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조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
조용일 사장은 2일 총괄사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2018년부터 2년 가까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일하다가 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대내외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조 사장이 총괄사장을 맡으면서 이전보다 업무 범위가 확대됐다”며 “대표이사 아래에서 현대해상 관련 대내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총괄업무를 맡게 되면서 내년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조 사장은 이미 유력한 다음 대표이사로 꼽혀왔다.
현대해상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의 유고 때 조 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는다는 내용을 담아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사실상 조 사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는 건 시기의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현대해상의 순이익이 2년 연속 후퇴하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조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현대해상은 2019년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2822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보다 21.4% 줄어드는 것이다.
2018년에도 별도기준 순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24.1%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해상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2년 동안 절반가량 감소하는 셈이다.
현대해상은 이번 인사로 디지털전략부서를 본부로 격상하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조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다면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해상은 2013년부터 각자대표이사체제를 유지해 온 데다 보험업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어 대표이사를 모두 바꾸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박찬종 현대해상 사장과 2013년부터 각자대표체제로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는데 7월1일 박 사장이 사임하면서 홀로 현대해상을 이끌고 있다.
조용일 사장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1988년 현대해상으로 이동해 30년이 넘도록 현대해상에 몸 담아왔다.
일반보험본부와 기업보험본부에서 두루 일했으며 올해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일반보험,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등을 모두 총괄했다.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3년 만인 2018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