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는 절차가 애초 투자은행업계에서 예상했던 기간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씽크빅은 10월14일 넷마블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웅진코웨이 ‘CS닥터’ 노동조합과 직접고용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넷마블과 웅진코웨이는 주식 매매계약 안건을 11월에 결의하려다가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CS닥터는 웅진코웨이 제품 이용자를 방문해 정수기 등을 관리하는 직원들을 말한다. CS닥터 노조는 한 달 넘게 구로디지털단지 넷마블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에 차질이 생긴다면 방 의장은 올해 신규 성장동력을 찾는 데 결국 실패하는 셈이다. 방 의장이 상반기에 넥슨 인수전에 참여한 것도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다.
넷마블은 게임 개발력에 비해 지식재산이 취약하다.
넷마블 게임 가운데 매출비중이 높은 게임을 10개 나열하면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와 ‘리니지2 레볼루션’, ‘일곱 개의 대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마블 퓨처파이트’, ‘쿠키잼’, ‘BTS월드’,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킹오브파이터: 올스타’,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순서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넷마블의 자체 지식재산은 쿠키잼과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3개에 그친다.
방 의장은 ‘메이플스토리’와 ‘바람의나라’, ‘크레이지아케이드BnB’,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막강한 지식재산을 보유한 넥슨에 눈이 갔던 것이다. 그러나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매각을 철회하면서 방 의장은 이 지식재산들을 품에 안지 못했다.
방 의장이 게임과 연관성이 없는 렌털사업까지 손을 뻗는 등 1년 내내 인수합병에 적극적 행보를 보인 데는 넷마블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DB금융투자는 넷마블이 2019년에 매출은 2018년보다 10.1% 많이 내겠지만 영업이익은 13.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넷마블 매출은 아직 2조 원대로 방 의장이 목표로 잡은 ‘2020년 매출 5조 원에 한참 못 미친다.
대외환경도 녹록치 않다.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게임을 빠르게 많이 내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방 의장으로서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다른 전략을 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이 한국 게임들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으면서 넷마블은 중국 진출길이 막혀 있다.
그래도 게임이용자들이 업계를 대표하는 ‘3N’ 가운데 넷마블에 비교적 기대를 거는 점은 방 의장에게 힘이 될 수 있다.
넥슨은 ‘야생의 땅: 듀랑고’를 접으며 게임을 만드는 참신한 시도를 하지 않고 수익성 위주로 게임군을 편성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과금 유도를 놓고 게임업체 전반을 둘러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넷마블은 올해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 비중을 낮추면서 ‘쿵야 캐치마인드’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시도했다.
방 의장은 내년에 ‘웰메이드’ 게임과 융합장르게임으로 한국과 해외 게임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