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대열에 합류해 예수금 대비 대출비율(예대율)을 산정하는 새 기준에 대응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가계대출규모가 점차 늘어나면서 새 예대율 기준을 충족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3분기 말 누적 기준 하나은행의 가계대출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늘어난 111조8210억 원으로 기업대출규모인 102조7560억 원을 웃돌았다.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과 비교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들은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마친 상태로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까지 어느정도 여유가 있다.
2020년 1월부터 적용되는 새 예대율 기준은 가계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늘리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내린다. 가계대출규모를 줄이는 것이 은행 예대율 관리의 관건이 되는 셈이다.
예대율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총 예금잔액 대비 대출금 잔고의 비율을 말한다.
금융 당국은 이 비율을 100% 밑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해두고 있다. 다만 대출규모를 마냥 줄이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90%를 적정한 수치로 본다.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면 하나은행의 예대율은 101.5%로 기준 권고치를 소폭 웃돌게 되는 만큼 해당 비율을 낮춰야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역시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서둘러 새 규제에 대응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은 은행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 국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이다.
금융당국은 원화예수금의 1% 한도까지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을 예수금으로 인정해주기로 한 데 따라 하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이미 앞다퉈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을 발행해왔다.
예수금 잔액이 늘어나면 예대율 비율이 낮아지게 되는 만큼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을 발행하면 예대율을 소폭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들어 2조600억 원, 신한은행은 6천억 원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을 발행했고 우리은행도 5천억 원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담보자산을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는 만큼 시간이 다소 걸릴 수도 있다.
기존의 후순위채권이나 일반 채권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등 자산을 토대로 발행되는 채권인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전산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시기는 확정되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