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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은은 어떻게 메가스터디를 키웠나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4-22 19: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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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은은 어떻게 메가스터디를 키웠나  
▲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2007년 3월 메가스터디는 마침내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1천억 원 규모로 코스닥에 상장한 지 고작 2년3개월 만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1조 원을 돌파한 7달 뒤 시가총액 2조 원을 넘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파죽지세였다. 당시 1위는 네이버의 NHN, 2위는 LG텔레콤이었다. 아시아나 항공이 5위였다. 사교육회사가 항공회사를 눌렀다는 점에 사람들은 경탄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의 대표는 2천억 원대 주식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메가스터디의 선전은 코스닥의 거품 탓이 아니었다. 당시 대입 수험생 가운데 메가스터디 손주은 강사의 사회탐구 강의를 한번쯤 들어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손 대표는 본명보다 ‘손사탐’으로 통했다.


당시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한 면을 통째로 헐어 손주은 대표의 기사를 실었다. '교육열과 인터넷 열기를 한꺼번에 잡은 한국의 믿기 힘든 스타'라는 평가였다. 그리고 몇 달 뒤 CNN방송도 손 대표의 성공사례를 보도했다.


이제 그는 손주은 ‘회장’이라고 불린다. 누군가 손주은 회장이 이끌었던 메가스터디의 정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났던 2007년을 꼽아야 할 것이다.


◆ 과외 2년 만에 2억을 번 대학생 손주은


손주은 회장의 시작은 과외였다. 그는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1학년에 다니던 때 여자 친구의 대학 등록금을 대신 내주려고 대여섯 명의 그룹 과외지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 년 넘게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져 방황하며 거듭 학사경고를 받았다. 할 수 없이 군대로 도망갔다가 돌아오자 그의 아버지는 다짜고짜 그를 결혼시켰다고 한다. 마음잡고 살라는 의도였지만 덕분에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과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과목별로 가르치던 과외업계의 관행을 깨고 그는 혼자서 고3 전 과목을 가르쳤다. 처음 가르쳤던 10명 중 9명이 대학에 갔다. 소문이 퍼지자 그 다음 해부터 그는 4배 많은 수업료를 받았다. 그때 돈으로 2년 동안 2억 원 가량을 벌었다. 당시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은 50만 원으로 2년간 모으면 1200~1400만 원쯤 됐다. 그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그는 과외를 계속하다 90년 서울 양재동에 '경인학원'을 열었다. 5년 뒤 서초동에 '진리와 자유' 보습학원을 열었다. 이 학원들은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비싼 수강료를 받는 학원이었다. 월 5천만~6천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는 혼자 전 과목을 가르치면서 이름난 강사도 스카우트 했다.


◆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고도 강의한 손주은 학원장


손 회장은 학원장이 된 이후에도 주당 70시간 수업하며 혼자서 전 과목을 가르치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 이면에 개인적 슬픔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가 학원을 연지 일 년쯤 지난 1991년 어느 주말이었다. 그의 아내와 두 아이는 교회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택시를 탔는데, 이 택시가 사고가 났다. 아내는 한 달 만에 깨어났고 아들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딸 역시 8개월 후에 유명을 달리했다.


"인생에 더 이상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딸아이가 새벽 4시에 사망했는데 11시에 장례를 치르고, 그날 오후 6시에 학원에서 강의를 했어요. 어쩌면 망각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손 회장의 술회다.

◆ 대중강의 시작, 스타 손사탐의 탄생


1997년 6월 검찰이 고액 수강료에 따른 탈세를 문제 삼아 서울 일대 학원을 덮쳤다. 고려, 한샘, 종로, 대성 등 대형 입시학원 원장 10여 명이 구속됐다. 진리와 자유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손주은 회장도 불구속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이 사건으로 1년간 학원 운영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후 그는 진리와 자유 학원을 처남에게 맡기고 강남의 한 학원에 들어가 ‘대중강의’를 시작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중강의란 “고액의 프리미엄 수업이 아니라 과목당 3만 원짜리 막단가 강의”다.

그는 전 과목을 가르치던 과거를 버리고 사회과목을 담당했다. 강의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2천 명의 수강생이 그의 수업에 등록했다. 이때부터 ‘손사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 메가스터디 창립과 가족경영


남의 학원에서 사회를 가르치던 그는 2000년 다시 자기사업을 시작했다. 처남이 돌봐주던 진리와 자유 보습학원을 기반으로 조진만, 이범 등의 이른바 ‘스타강사’들과 함께 메가스터디를 만들었다. 조진만은 언어, 이범은 과탐에서 이미 연봉 10억 원대의 유명강사였다.


  손주은은 어떻게 메가스터디를 키웠나  
▲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그는 당시 신세기이동통신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동생 손성은을 불러 새로운 형식의 학원을 구상했다. 바로 인터넷 강의가 결합된 학원이었다.


아이디어는 케이블TV에서 얻었다. 손 회장은 당시 홈쇼핑을 보며 ‘집에서 쇼핑을 하는 것처럼 학원도 집으로 오는 시대가 열린다’ 고 생각했다. 오프라인 강의 전문가 손 사장과 엔지니어 동생의 만남은 시너지를 낳았다.

손 회장은 이어 여동생도 끌어들였다. 막내 손은진은 노동일보 기자 출신의 이점을 살려 홍보와 기획 업무를 맡았다.


◆ 메가스터디를 손에 쥔 손주은 


애초 메가스터디는 손 회장 혼자만의 기업이 아니었다. 손주은, 조진만, 이범의 공동대표 체제였다. 그러나 학원 설립 1년 뒤 조진만 강사가 폐렴으로 세상과 작별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무리한 강의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진만 강사와 절친한 사이인 이범 강사도 강의에 뜻을 잃었다. 따라서 주도권은 손주은 대표에게 넘어갔다.

당시 직원과 강사들은 손 회장과 동생 손성은 사장의 눈치를 봤다. 이범만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았고 손주은 회장과 여러 번 충돌했다고 한다. 결국 2003년 이범마저 메가스터디를 떠났다. 이후 손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손 회장이 대중강의를 하던 사이 그의 학원을 돌봐주던 처남은 중등교육 사이트인 ‘메가스터디 엠베스트’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리고 메가스터디는 2004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 스타강사 공격적 영입으로 EBS 견제


EBS는 2004년 인터넷 무료강의를 시작했다. 메가스터디에겐 심각한 문제였다. 손 회장은 EBS 인기강사와 전속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EBS를 견제했다. EBS에서 지명도를 높인 뒤 메가스터디로 이적하는 것이 몸값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말이 학원가에서 정설처럼 나돌았다.


당시 씨티증권은 메가스터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EBS 강사가 좋은 평판을 얻으면 메가스터디로 이직을 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름난 강사들을 메가스터디가 싹쓸이하면서 EBS는 강사기근에 시달리기도 했다.


메가스터디는 심지어 현직교사도 영입했다. 인천 문일여고 교사 이만기를 3년간 연봉 10억에 스카우트했다. 그는 EBS에서 7년간 강의를 하며 현직교사로서 드물게 스타강사 소리를 듣던 인물이었다.


◆ 스타강사 1년 수입 45억을 만들어준 강사 관리시스템


메가스터디는 수강료의 23% 정도를 강사에게 준다. 기본급이 따로 없기 때문에 비인기 강사는 자연도태됐다. 반면 메가스터디 영어 과목의 스타 강사였던 김기훈 강사의 경우 연 45억 원을 벌었다. 그 혼자 한 해 메가스터디 온라인 매출의 20%를 담당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수강신청 현황이 실시간 집계되는 것은 곧 강사별 평가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인기없는 강좌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새로운 강좌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강사들이 수업준비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강의료가 철저히 매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아무리 스타강사라도 강의개발을 게을리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 소속 수능 강사들의 대부분은 4-5명으로 구성된 개인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실에서는 수강생을 관리하고 강의홍보도 담당한다. 강사에게 어울리는 강의 스타일을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며 수업 콘텐츠도 연구한다. 발성법과 제스처까지도 지도한다.

이런 철저한 강사 도태 시스템이 메가스터디의 핵심역량이 됐다. 그런 강사 시스템을 만든 게 바로 사교육 시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손 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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