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장기적으로 건설사업부와 석유화학사업부를 분할할 가능성이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28일 “대림산업은 최근 석유화학사업 확대 의지를 봤을 때 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분할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 김상우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왼쪽)과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
대림산업은 올해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폴리부텐 생산시설 증설, 미국 석유화학업체인 크레이튼의 카리플렉스사업부 인수 등 석유화학사업 강화를 위해 굵직한 결정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특히 고부가 합성고무사업 진출을 위한 카리플렉스사업부 인수는 석유화학사업 강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결정으로 평가됐다.
백 연구원은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살펴봤을 때 카리플렉스사업부의 인수가치가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인수했다는 것은 대림산업의 석유화학사업 확대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대림산업이 건설사업부와 석유화학사업부를 나누더라도 분할 결정이 단기간에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건설사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분할 전까지 미국 에탄 분해설비(ECC) 신설 등을 위한 투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건설사업은 투자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수익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림산업의 모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이 최근 연말 인사를 통해 이준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한 점도 대림산업의 구조조정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부사장은 시장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로 1975년 태어나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도 대림그룹에 몸 담은 지 5개월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백 연구원은 “최근 대림코퍼레이션의 인적 개편을 고려할 때 대림산업은 앞으로 비핵심자산과 관련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비핵심자산 유동화가 이뤄지면 재무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12만6천 원을 유지했다. 대림산업 주가는 27일 9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