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가 결국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밑으로 내려앉았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했다는 소식에 매물폭탄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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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안이 가결된 뒤 주가가 맥없이 떨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랠 묘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물산 주가는 28일 전날보다 1.55%(900원) 내린 5만7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안 통과 이후 처음으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5만7234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안이 통과된 17일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합병 전날인 16일 종가 6만93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6.4%나 떨어졌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하락은 중국증시 우려에 따라 코스피 전반이 얼어붙은 요인도 있지만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심상치 않은 행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최근 삼성물산 주주명부 열람을 위해 발급받았던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했다. 이는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주식을 언제든 처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균 매수단가는 6만373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약 5% 가까운 지분은 지난 2월 매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삼성물산 주가는 5만 원대 후반에 머물러 있었다.
증권가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물산 주가를 더욱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재 시점에서 보유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 주가가 평균 매수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일부 지분만 보유한 채 주주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기자본 1천억 원 이상 상장사는 주식 0.5%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주주제안 등 주주권 행사를 허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주주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주친화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일모직이 자사주 매입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약효가 들지 않으면서 삼성전자가 배당확대나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주가방어에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