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의료기기 전문기업 네오펙트와 뷰노가 정부의 의료기기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사업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의료기기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의료기기를 비롯한 헬스케어산업에 관한 지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규제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인공지능 의료기기기업들이 사업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네오펙트와 뷰노 로고.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분야를 말한다.
의료데이터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개인별 맞춤형 진료에 관한 수요가 늘어나며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향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오펙트와 뷰노는 아직 초기단계인 국내 인공지능 의료기기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술력을 지닌 곳으로 꼽힌다.
네오펙트는 지난해 11월에 코스닥에 상장했고 뷰노는 내년에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오펙트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환자의 재활을 돕는 의료기기를 만든다. 재활이 필요한 환자의 재활훈련 결과값을 클라우드를 통해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서버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별 단계에 적합한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오펙트의 인공지능 재활의료기기는 국내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의 증가추세에 따라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격의료가 허용되지 않는 국내 제도적 한계로 인공지능 기능을 제외한 재활의료기기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강원도를 원격의료부문 경제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는 등 원격의료와 관련해 규제완화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네오펙트의 인공지능 재활의료기기사업도 점차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오펙트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혁신 1호 현장방문으로 의료기기업체를 선택하고 헬스케어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등 규제개혁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펙트는 원격의료가 허용되는 미국시장에서 더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병원과 의원을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원격의료 전문병원을 운영하며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시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뷰노는 의료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인공지능 엔진 ‘뷰노넷’을 기반으로 한 설계 역량은 뷰노의 핵심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는 의료기기업체들이 외부 인공지능 엔진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뷰노는 데이터 수집부터 학습, 제품화 단계에까지 자체 엔진인 뷰노넷을 활용하고 있다.
뷰노는 골연령 판독 소프트웨어 ‘뷰노메드-본에이지’를 통해 인공지능 의료기기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기도 했다.
구성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뷰노메드 본에이지를 활용하면 판독 속도가 20~40% 향상되고 판독 정확도도 10%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럽통합규격 인증과 미국 특허를 획득하는 데도 성공하며 해외진출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는 헬스케어산업을 중점 육성 신산업으로 지정하고 연구개발 예산 편성을 확대하며 인공지능 의료기기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7일부터 내년 1월6일까지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 지원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 입법예고했다. 정부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인정받으면 각종 허가와 인증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고 정부 지원사업에도 참여할 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 의료 데이터 활용을 규제하는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각종 규제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는데 이른바 ‘데이터3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3법은 개인과 기업이 수집해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범위를 확대해 빅데이터 사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데이터3법 가운데 하나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의결되며 처음으로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