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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정 명예회장은 차기 FIFA 회장에 오를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정 명예회장의 도전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23일 “8월 유럽에서 FIFA 회장직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북중미 골드컵 축구대회를 관람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이렇게 말했다. FIFA 회장 선거는 2016년 2월26일 치러진다. 후보등록 마감은 올해 10월26일까지다.
축구계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정 명예회장을 비롯해 미쉘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의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내다본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와 코임브라 지코(브라질), 루이스 피구(포루투갈) 등 전직 축구스타들도 FIFA 회장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명예회장이 대권을 차지하려면 이들을 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상황은 정 명예회장에게 녹록치 않다.
정 명예회장은 2011년 이후 국제 축구계에서 한 걸음 물러난 상태여서 그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스포츠 도박 사이트인 ‘스카이벳(SKYBET)’은 정 명예회장의 당선 배당률을 12대1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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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쉘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
반면 플라티니와 후세인 왕자는 이보다 낮은 배당률을 받았다. 배당률이 높을수록 당선 가능성은 낮아진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프랑스 출신인 미쉘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이다.
플라티니는 1980년대 유럽을 호령하던 축구스타 출신이다. 그는 프랑스월드컵 조직위원장과 프랑스 축구협회 회장, 유럽축구연맹 회장 등을 두루 거치며 탄탄대로의 행보를 밟았다.
또 한 명의 유력후보로 손꼽히는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올해 5월 치러진 FIFA 회장 선거에서 제프 블라터 회장과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주목 받았던 인물이다.
정 명예회장이 이들에 맞서 꺼내든 카드는 ‘부패와 비리 척결’로 요약된다.
정 명예회장은 ‘반 블라터 전선의 선봉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FIFA에 만연한 비리와 부패를 척결해야 된다는 목소리를 오래 전부터 내왔다.
정 명예회장은 플라티니가 UEFA 회장에 오를 당시 블라터의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과 후세인 왕자가 속해있는 중동이 FIFA 비리의 시발점이라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 명예회장이 블라터측 인사들과 극적으로 화해해 이들과 연합전선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시아 축구계에 할당된 46표가 정 명예회장과 후세인 왕자로 나뉠 것이 분명한 데다 53표를 보유한 유럽이 플라티니쪽에 몰표를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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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
이 경우 정 명예회장이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면 아프리카와 북중미 축구계에 할당된 표를 끌어들여야만 한다. 특히 아프리카는 블라터 회장의 측근들이 장악한 곳이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54표를 쥐고 있는 아프리카 축구계를 공략하지 않으면 FIFA 회장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며 “아프리카 축구계는 블라터와 오랜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정 명예회장이 이들과 타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FIFA 역사가 111년 됐는데 아직 비유럽권 회장이 없었다”며 “FIFA가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 비 유럽인이 회장을 맡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