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미국, 유럽,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키워 소주부문에서 지속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13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와 음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해외 주류시장에서 소주사업을 확대하면서 ‘소주 세계화’에 한층 속도를 낸다.
하이트진로는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늘어나면서 해외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소주 판매로 매출 1420만 달러(약 165억 원), 미주지역에서 1082만 달러(약 126억 원), 유럽과 아프리카지역에서 172만 달러(약 20억 원)을 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매출은 2017년과 비교해 26.9% 늘어났다. 미주지역과 유럽, 아프리카지역도 각각 10.5%, 37% 증가했다.
2018년 말 기준 소주 수출실적 전체를 보면 5384만 달러(약 628억 원)로 2017년보다 12.5% 늘었다. 2013년 이후 5년 만에 5천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절대적 수치로는 아직 큰 비중이 아니지만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해외시장은 2016년 ‘소주의 세계화’를 선포했을 때부터 꾸준히 공을 들여오고 있는 부분”이라며 “아직은 소주사업부문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가량으로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시장 확대와 사업 안정화에 계속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소주사업을 두고 기존 시장과 새로운 시장을 넘나들며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과 영업활동에 탄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 등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기존 해외 주력시장에서는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판매망을 넓혀 현지의 일반소비자들로 고객층을 확대해나간다.
유럽 등 새로운 시장에서는 아시아영화제, 식음료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활용해 한국 소주를 알리며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예로 하이트진로는 최근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 최대 주류전문체인점인 ‘베브모어’와 판매 계약을 맺고 현지 가정용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주류전문매장 리스디스카운드리쿼, 스펙스에 이어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워싱턴 등에 있는 베브모어 매장 150곳에서 참이슬후레쉬, 진로24, 딸기에이슬, 청포도에이슬 등 제품을 판매하게 됐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일품진로1924’를 미국 전 지역에 내놓고 고급증류주로 제품군을 늘렸다.
일품진로1924는 2018년 국내에 출시한 고급소주다. 2014년 창립 90주년 기념주로 출시한 ‘진로1924’를 4년여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다시 내놓은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미국에서 소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더욱 다양한 제품과 촘촘한 판매망으로 사업을 본격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류가 불고 있는 동남아지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현지인 소비자를 늘리기 위한 영업과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베트남에 ‘진로포차’를 열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하노이에 한식당 ‘진로바베큐’ 1호점을 개장했다.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이 그동안 호안끼엠, 서호 등 관광지에서 진로포차와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참이슬 등 브랜드의 노출과 홍보에 중점을 뒀다면 진로바베큐는 지역상권에 자리잡고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맥주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유럽에서는 ‘소주’를 알리는 데 집중하며 사업의 밑바탕을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 주최 측과 주류 파트너십을 맺고 영화제 개막작품 상영 전 행사 자리에서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진로’ 소주 시음행사를 진행했다. 독일에서는 11월 쾰른에서 열린 식음료산업박함회 ‘아누가 2019’에 참석해 참이슬 을 알리는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 봉마르쉐 백화점 한국식품 코너에 ‘참나무통맑은이슬’과 ‘하이트’를 입점하고 참이슬 입점도 검토하고 있다. 봉마르쉐 백화점은 세계 유명 식음료 및 주류회사들이 팝업스토어를 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