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세부과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표.<한국개발연구원> |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 과정에서 서로의 수입품에 물리겠다고 지금껏 예고한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34%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중국 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0.32%포인트,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0.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타격을 받는 주요 원인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가 수직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생산 측면에서 중국과 수직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중국의 미국상품 관세보다 미국의 중국상품 관세에 더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1.06% 떨어뜨리는 등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줘 중국의 내수둔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내수둔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나라에 대만 다음으로 한국이 꼽혔다.
김 실장은 “한국은 전체 수출의 26.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내수 감소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문제”라며 “이에 따른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 협상이 최근 부분적으로 타결되면서 미국은 예고했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미국은 앞으로 중국과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2019년 말까지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부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실장은 “중국 경제가 최근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단기에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며 "하지만 세계 경제성장률을 오랫동안 제약할 수 있어 한국도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그는 구체적 대응방안을 놓고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조합해 경기 하방압력을 풀어낼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 기업의 진입과 퇴출을 쉽게 만들어 규제를 완화, 부실기업은 정리하는 등 경제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