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지난 1년 동안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경남기업과 대우조선해양처럼 대기업의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해 대출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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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호 하나은행장. |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6곳은 6월 말 기준으로 대기업에 95조7428억 원을 대출했다.
이 대출금액은 지난해 6월 말보다 8.54% 줄어든 것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16조7974억 원에서 올해 6월 13조1502억 원으로 대기업 대출을 21.7%나 줄였다. 하나은행은 대기업 대출 감소폭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크다.
외환은행도 대기업 대출을 이 기간에 17조8683억 원에서 14조6753억 원으로 17.9% 줄였다.
신한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지난해 19조3478억 원에서 18조1325억 원으로 1년 동안 1조2154억 원이나 줄였다.
NH농협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8% 줄였고 우리은행도 0.6% 줄였다.
KB국민은행만 대기업 대출을 지난해 6월 16조9027억 원에서 올해 6월 17조2602억 원으로 늘렸다.
시중은행들은 대기업의 대규모 부실이 터질 때마다 손실을 대비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부담 때문에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으로 8886억 원을 쌓았다. 이 가운데 대기업에 부실이 발생하면서 생긴 충당금이 39.7%에 이른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 2조7790억 원 가운데 대기업 대출 비중이 39.8%에 이른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 4497억 원 가운데 38.0%를 대기업 부실 때문에 쌓았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쌓은 1조7777억 원의 대손충당금 가운데 대기업 대출이 23.9%를 차지했다.
시중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데는 대기업 대출이 중소기업과 비교해 이자율이 높지 않은데 반해 연체율은 비슷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은 신용등급이 일반적으로 1~3등급인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은 신용등급이 4~6등급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대기업이 내는 대출이자율은 대부분 중소기업보다 낮다. 대기업은 신용등급이 높아 담보도 제공받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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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병 신한은행장. |
그런데 시중은행에서 올해 1분기 대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의 연체율이 최대 0.84%에 이르렀다. 중소기업 평균 연체율인 1%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한은행의 경우 경남기업 부실 때문에 충당금을 쌓으면서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0.84%까지 치솟았다. 중소기업 연체율 0.72%보다 더 높았다.
시중은행은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과 가계 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6곳은 올해 6월 기준으로 중소기업에 262조8233억 원을 대출했다. 이는 지난해 6월보다 8.7%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 6곳은 올해 6월 기준으로 304조5434억 원을 주택담보대출해 작년 6월보다 9.0% 늘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