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유통자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통합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자회사 통합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구성원들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김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3월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3일 농협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농협경제지주 유통자회사 5곳을 농협하나로유통을 중심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농협은 농협경제지주 아래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5곳을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임기 초부터 유통자회사를 통합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는데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유통자회사 통합에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유통자회사를 원만하게 통합하려면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유통자회사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시기, 절차, 통합 후 인력 재편 등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이런 논의 없이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면 통합계획은 다시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유통자회사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실무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조직 통합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유통자회사 구성원들의 이해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2018년 말 농협 유통자회사 노조가 일반적 통합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통자회사 통합이 진행되지 못했다.
농협중앙회는 10월11일 유통자회사 통합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유통자회사 구성원, 노조들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자회사들은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돼 대형 유통업체와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만큼 유통자회사를 통합해야하는 이야기는 농협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농협 유통자회사들이 대형 유통업체처럼 수익성만을 앞세워 원가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은 아니다. 농업인들에게 농산물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어느 정도 수익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공익적 측면도 있다.
재무, 인사, 마케팅 등의 기능을 한 곳으로 모으고 각 자회사는 본연의 업무인 유통에 집중한다면 비용 절감효과와 더불어 시너지효과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복조직이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때문에 세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국감에서 농협 유통자회사를 통합하면 5년 동안 시너지효과가 454억 원에 이르고 상품관리 체계를 개선하면 한해 20억 원가량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자회사들의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유통자회사 5곳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순이익 203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42.5% 감소했다.
지난해 농협유통은 순이익 28억 원, 농협충북유통은 6억 원, 농협부산경남유통은 5억 원, 농협대전유통은 4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농협유통은 42.9%, 농협충북유통은 40%, 농협부산경남유통은 29%, 농협대전유통은 9% 각각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