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실적 개선 부담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치솟은 탓에 수익성이 나빠졌는데 하반기 수요처와 가격 협상에서 잇달아 가격 인상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하반기 가격협상에서 조선용 후판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포스코는 애초 가격을 대폭 올리려 했으나 조선사들이 수주 실적 부진을 이유로 가격 동결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만큼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7월부터 조선사와 4개월 넘게 긴 시간 줄다리기를 이어왔는데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르노삼성자동차, LG전자 등과 협상에서도 가격 인상에 성공한 만큼 다른 수요처에도 공급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포스코가 철광석 가격 인상을 명분 삼아 가격 인상을 설득해낸 만큼 다른 업체에도 같은 논리가 먹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철광석 유통가격은 8월 약세를 보였지만 9월부터 반등했다. 철광석 가격은 10월 셋째주 기준 톤당 92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요처마다 개별로 가격협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협상이 진행중인 곳도 있다”면서도 “고객사와 가격 협상 결과는 비밀 사항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포스코는 가격 인상을 바탕으로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가격을 올린 덕분에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를 확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를 기존보다 3만 원가량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포스코는 2018년 실적을 기준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82%를 철강사업을 통해 내는 만큼 철강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은 전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올해 초부터 가격 인상 여부를 하반기 실적 개선의 핵심변수로 꼽았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줄곧 “하반기 포스코의 실적 개선 여부는 가격인상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포스코는 수익성이 나쁜 탓에 늘어난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하며 실적 부진을 이어왔다.
포스코는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2조3355억 원, 영업이익 2조2714억 원을 냈다. 2018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 줄었다.
올해 7월까지 치솟았던 철광석 가격이 뒤늦게 실적에 반영되면서 포스코 실적은 3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는 포스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연결기준 9874억 원으로 추정했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는데 이 행진이 멈추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