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담배시장을 바꿔놓겠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017년 6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한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세운 목표다.
▲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3 듀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
아이코스가 이미 한국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정 대표의 발걸음은 여전히 분주하다.
아이코스를 궐련형 담배시장의 1인자뿐 아니라 일반 궐련담배의 완전한 대체제품으로 키우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의 새 제품 ‘아이코스3 듀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코스 출시 뒤 회사의 모든 역량을 아이코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덜 해로운 전자담배로 일반담배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를 위해 소비자의 편의성과 취향에 중심을 두고 아이코스 기능 향상과 새 제품 개발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7년 6월 ‘아이코스 2.4+’ 제품으로 한국 담배시장에 처음으로 궐련형 전자담배기기를 선보인 데 이어 2018년 4월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 멀티’, 이번 ‘아이코스3 듀오’까지 꾸준히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일반담배를 생산하던 양산공장에 약 3천억 원을 투자해 아이코스 생산시설을 새롭게 마련하기도 했다.
본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약 400여 명의 과학자와 연구원을 두고 7조 원의 자금을 전자담배 개발과 연구에 쏟아붓고 있다.
그야말로 기업의 미래를 아이코스에 걸고 있다.
한국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자리를 잡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필립모리스의 ‘한 우물 파기’ 전략이 무모한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은 12% 수준으로 커졌다.
기획재정부의 2019년 상반기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억9360만 갑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4.2% 늘어났다.
같은 시기 일반 궐련담배 판매량은 14억7천만 갑으로 2018년 상반기보다 3.6% 줄어들었다. 2014년과 비교하면 27.6%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도 한국 궐련형 전자담배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져 2023년에는 한국 담배시장에서 20% 후반 대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 대표는 일반담배시장 점유율 뺏기에 앞서 궐련형 담배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KT&G, BAT코리아 등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주자들도 새 제품 출시와 홍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BAT코리아는 올해 8월 논란과 비판을 감수하고 새 전자담배 ‘글로센스’의 홍보용 영상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적극적 홍보활동을 펼친 데 이어 11월 새 제품 ‘글로프로’를 내놓을 계획을 세워뒀다.
KT&G의 전자담배 ‘릴’과 ‘릴 하이브리드’도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며 아이코스를 뒤쫓고 있다.
KT&G의 릴은 2017년 출시 당시 점유율이 3%에 불과했으나 2018년 상반기에는 약 13%, 2019년 상반기에는 30%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