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에 따르면 신 사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어려운 경영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한층 더 강화해 운영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비상경영체제의 중심에는 엄격한 기준을 통한 비용절감을 뒀다. 허리띠를 졸라매 본업의 수익성 회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 사장은 이메일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 등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예상과 달리 조기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대만큼의 사업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에 따른 대외 신용도 하락 리스크가 발생해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파악했다.
그는 “부지불식간에 운영되는 비효율을 끝까지 찾아내 반드시 제거하고 비용 집행에 엄격한 기준을 지니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3분기 대한통운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들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주력사업인 식품부문의 영업이익이 2018년 3분기보다 171억 원 감소할 것으로 파악됐는데 전체적으로 마케팅 비용의 증가, 소재식품부문에서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 등 비용이 늘어난 점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CJ제일제당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쌀가공 등 원가부담 및 진천 공장 고정비 가중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슈완스 인수효과를 합산하더라도 3분기 영업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 사장은 2017년 11월 CJ그룹 지주사인 CJ 경영총괄에서 CJ제일제당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허민회 CJENM 대표와 함께 CJ그룹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신 사장은 2014년 말부터 CJ의 경영총괄을 맡아 CJ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기획, 마케팅 등 현안의 주요 의사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CJ그룹의 실세’로 꼽혔다.
그 뒤 신 사장은 CJ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간판 계열사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로 이재현 회장의 ‘월드 베스트 CJ’ 선봉에 섰다.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통해 글로벌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2조 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에 본업인 가공식품사업의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CJ제일제당은 재무 안정성과 본업의 수익성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신 사장으로서는 사업전략과 재무 전문가로서 진정한 역량을 증명해야 할 순간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신 사장이 2017년 11월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오른 뒤 매 분기마다 이메일로 회사상황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이메일이 특별한 건 아니다”면서도 “비상경영체제의 적극 시행을 언급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