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민간기업과 첫 합작회사인 오리온농협의 흑자전환을 올해 기대하는 등 본격적으로 성과를 낸다.
김 회장은 민간기업과 협력을 통해 농산물 판매를 늘리는 데 힘을 쏟아왔는데 풀무원 등 다른 기업으로 협력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과 민간기업의 첫 합작회사인 오리온농협이 가공식품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농협의 새로운 농산물 공급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리온농협은 농협으로부터 국산 농산물을 공급받아 오리온의 식품가공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세운 밀양 공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밀양공장은 국산 쌀, 콩, 옥수수, 딸기 등을 원료로 하는 오그래놀라, 오그래놀라바, 파스타칩 등 간편식과 쌀가루를 생산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오리온농협은 농업회사법인으로 1년마다 결산하기 때문에 정확한 실적을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올해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리온농협은 지난해 순손실 18억5천만 원을 냈다.
오리온농협의 그래놀라와 그래놀라바가 초등학교에 공급하는 ‘아침간편식’ 메뉴로 선정된 점도 올해 흑자전환 전망에 힘을 보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어린이·청소년들의 아침밥 먹기 식습관 형성과 학업 집중도 향상 등을 위해 11월15일까지 초등학교 8곳을 시범 선정해 초등학생 2230명에게 아침 식사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림부는 오리온농협 등 4곳을 시범사업 참여사로 뽑았다.
김 회장은 2016년 9월 오리온과 합작회사 오리온농협을 설립했다. 오리온농협은 자본규모 622억 원으로 농협경제지주에서 51%, 오리온에서 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역농산물 직매장 확대 등 농산물 판매채널을 늘리는 데 공을 들여왔던 만큼 오리온농협의 성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국내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통로가 새롭게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오리온농협이 지난해 제품 생산에 사용한 쌀가루는 300여 톤에 이른다.
김 회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 “오그래놀라, 파스타, 썬칩 과자 등 오리온농협에서 만든 제품이 지난해 400억 원가량 판매됐다”며 “쌀가루도 소비처를 개발해 5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농협이 농협과 민간기업의 협력을 통한 농산물 판매확대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다른 민간기업과 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풀무원과 사업협력 범위를 넓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과 풀무원은 김치생산과 관련해 협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아직 합작법인 설립 등 구체적 협력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농협이 풀무원과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협력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풀무원과 2017년 농산물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2020년까지 농협이 풀무원에 공급하는 농산물 규모를 5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