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투자하면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과 경쟁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자본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8조7879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자기자본이 가장 높지만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몸집이 작은 것으로 여겨진다.
2018년 말 기준 일본 노무라증권의 자기자본 28조 원, 미국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100조 원 등으로 파악됐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회사들의 자기자본을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2조50억 원, 미래에셋생명 2조2678억 원, 미래에셋캐피탈 1조6450억 원 등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대우까지 더하면 모두 14조7천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그룹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열회사들과 함께 투자할 만한 투자처를 발견하면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에게 투자의견을 묻고 각 계열회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종종 공동투자가 이뤄진다”며 “최근 미국 호텔 공동투자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은 최근 7조 원 규모 미국 호텔 투자에 함께 나섰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함께 투자에 나선 적은 종종 있었지만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회사들이 모두 투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수자금 7조 원 가운데 2조4천억 원가량은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직접 투자금을 마련한다. 각 계열회사별로 미래에셋대우는 약 1조8천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1900억 원, 미래에셋생명은 약 4900억 원, 미래에셋캐피탈은 약 1천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호텔 투자는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해외부동산 투자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참여하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 안에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박 회장은 대규모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의 시너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투자에 나서 이른 시일 안에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투자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을 동원했다기보다 각 계열회사들도 투자가치를 높게 봤기 때문에 함께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투자에 나서는 만큼 짊어져야 할 리스크도 커질 수 있어 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해외투자에서 손실을 입게 되면 미래에셋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19일 “미래에셋그룹 계열회사들이 함께 대규모 호텔 투자에 나선 것은 미래에셋그룹의 전반적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