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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사 11월 임금협상 재개할 듯, 최준영 '성과급 삭감' 고수할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9-20 15: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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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가 차기 노동조합 집행부와 이어갈 임금협상에서도 성과급 삭감 원칙을 고수할까?

최 대표가 올해 지속적으로 기아차의 경영환경이 엄중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노조의 성과급 인상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기아차 노사 11월 임금협상 재개할 듯, 최준영 '성과급 삭감' 고수할까
▲ 최준영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20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이 이르면 11월에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아차 노조를 이끄는 25대 집행부의 임기가 끝남에 따라 새 집행부를 선출하는 작업이 10월 말 마무리된다.

기아차와 새 노조 집행부가 넘겨받은 올해 임금협상에서도 ‘성과급’이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에 경영성과금과 특별격려금, 재래시장상품권 등 성과급 명목으로 최소 900만 원가량을 지급할 것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조합원 1인당 250%(기본급 대비)+300만 원씩 받았다. 생산기술직 10년차 직원 기준으로 약 800만 원씩 받은 것인데 이보다도 100만 원을 더 올려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성과금 150%(기본급 대비)+100만 원, 특별격려금 150만 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기술직 10년차 직원 기준으로 600만 원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도 성과급을 200만 원 이상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의 제시안을 거부하며 지급액을 더욱 늘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처음 제시안을 소폭 인상하며 성의를 보였을 뿐 성과급을 더 올려주기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8월 말에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도 바로 성과급 인상 요구에 대한 회사의 진전된 안 제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동안 노조가 기존 집행부의 교섭노선을 뒤따라 협상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할 때 11월경에 재개될 협상에서도 성과급 인상을 주요 의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노조가 원하는 바를 회사로부터 얻어내기 힘들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무엇보다도 노무관리를 전담하며 임금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최준영 대표이사의 의지가 강경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최근 추석을 맞이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인사글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감내하며 마련한 재원으로 미래차 준비에 나서는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의 노력을 직시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잃은 르노삼성차와 쌍용자동차, 한국GM 등이 끝내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현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다른 완성차기업의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데 자칫하다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니 노조에 무리한 요구를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최 대표는 8월 중순에 낸 담화문에서도 “노사가 교섭에만 매몰돼 갈등해서는 생존을 장담하지 못한다”며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는 등 회사의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최 대표가 성과급 인상 요구에 기존 태도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2010년대 접어들어 최소 수준의 성과급 지급에 합의했기 떄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8월 말 △임금 4만 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250만 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의 임금협상에 합의했다.

성과급만 보면 기아차가 노조에 제시하고 있는 협상안과 동일하다.

그동안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협상안을 내놓은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 대표로서도 현재 제시하고 있는 협상안이 마지노선일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과정을 돌이켜보면 양측 모두 올해 교섭을 서둘러 매듭짓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노조는 처음부터 발전적 논의를 통해 여름휴가 이전에 교섭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협상에 나섰다.

회사도 이에 응답하며 노조와 교섭에서 모두 4차례나 임금협상안을 제시했다. 노조의 집행부 선거가 있는 해에는 대체로 집행부 교체가 이뤄지기 전까지 임금협상안을 내지 않았던 점과 비교할 때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하지만 임금협상의 핵심인 기본급과 성과금 지급액에서 노사가 평행선을 달린 탓에 8월 말 결국 교섭이 중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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