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선진 유럽시장 진출을 강화해 글로벌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9일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영국 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k2그룹 인수를 계기로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건설사업관리(PM·CM) 분야의 강국으로 이번 인수는 한미글로벌이 글로벌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현재 40%선인 해외사업 비중을 70~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미글로벌을 이끌고 있는데 목표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건설사업관리는 기획부터 설계, 시공, 감리, 사후관리까지 건설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발주처를 대신해 종합적 관리를 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아직까지 건설사업관리에 관한 사회적·제도적 인식이 부족한 한국과 달리 해외시장은 규모가 더 크고 발주처의 인식도 다르기 때문에 한미글로벌에게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꼽힌다.
김 회장이 평소 “글로벌경영 확대는 생존의 문제이며 회사 전체가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해 온 것과도 맞닿아 있다.
김 회장은 40년 넘게 건설업계에 몸 담은 건설사업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을 계기로 1996년 한미글로벌을 창립했다.
건설업에 선진국형 관리방식을 도입해 효율적·체계적 관리를 하게 되면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국내에 전문적 건설사업관리 개념을 들여온 것은 한미글로벌이 최초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건설사업관리는 건설업에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산업에 가깝다”며 “시공품질을 향상하고 비용, 공기를 단축할 뿐 아니라 건설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업이 고부가가치사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문 건설사업관리 분야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업관리로 실질적 효과를 본 발주처가 재계약을 하는 비율은 60%에 이른다고 한미글로벌 측은 설명했다.
한미글로벌은 국내에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부산신항만 프로젝트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국내 건설사업관리 분야의 선도업체로 평가된다.
2011년 미국의 종합엔지니어링업체 오택을 인수한 이후 미국, 중동 등 해외에서 사업영역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5월 한찬건 부회장을 경영총괄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과거 대우인터내셔널(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대표를 거치며 40년 가까이 세계를 누빈 상사맨으로 해외사업에서 잔뼈가 굵다.
한미글로벌은 미국 건설전문지 ENR이 8월 말 발표한 ‘2018년 인터내셔널 CM·PM업체 매출 순위’에서도 9위를 차지했다. 2017년보다 순위를 3계단 올렸을 뿐 아니라 10위권 안에 진입한 것은 국내 업체로서 처음이다.
김 회장은 “한미글로벌은 이번 k2그룹 인수를 통해 건설 선진국인 영국과 유럽에서 본격적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며 “한미글로벌은 앞으로도 한국은 물론 세계 건설시장에서 선진건설 문화를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49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한라건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84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6월말 기준 한미글로벌 지분 10.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