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로 사업범위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권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회사를 발굴해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9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베트남, 싱가포르 금융회사에 투자하며 동남아시아 금융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9월 싱가포르 캡브리지그룹에 50억 원을 들여 지분투자를 했으며 4월에는 베트남 HFT증권을 인수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권 대표가 캡브리지그룹에 지분투자를 하면서 이사회 의석을 확보한 점을 보면 단순히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넘어 싱가포르 금융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권 대표는 2019년 들어 베트남과 싱가포르 금융회사 2곳에 투자를 했는데 베트남 HFT증권과 싱가포르 캡브리지 두 곳 모두 디지털에 특화된 금융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HFT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 전문 증권이며 캡브리지는 투자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다.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 원 정도의 중소증권사인 만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등 초대형 증권사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지법인을 세우고 지점을 늘리고 있는 것과 다르게 디지털금융을 앞세워 동남아시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 HFT증권의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에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싱가포르 캡브리지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권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권 대표는 올해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머니2020’에 참여해 싱가포르 스태시어웨이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하고 업무제휴 가능성을 논의했다. 스태시어웨이는 싱가포르에서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온라인 투자 및 자산관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7월에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처음으로 100억 원을 출자해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을 설립했다.
권 대표는 이제 한화투자증권도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여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가 2017년 7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한화투자증권은 2017년 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8월에는 한화자산운용이 참여하는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기초체력을 보강했다.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꾸준히 흑자를 내면서 충분히 내실을 다졌다”며 “미래먹거리인 디지털금융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