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3년 넘게 준비한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조만간 선보인다.
차세대 전산시스템이 도입되면 단순히 내부 업무처리 과정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고객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고객 중심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 |
4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차세대 전산시스템 ‘V3’이 16일부터 운영되면서 11일 오후 11시부터 16일 오전 9시까지 금융거래업무가 중단된다.
교보생명은 2015년 10월 이사회에서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을 결정한 뒤 2016년 8월 LGCNS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2500억 원가량을 투입해 운영체제와 전산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교보생명은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고객에게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정보기술을 업무처리뿐 아니라 마케팅에 활용할 것”이라며 “고객정보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상담내역, 소비패턴, 신용정보, 보험상품 검색기록 등을 분석해 보험영업 대상 고객을 선정한 뒤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연령, 직업, 소득 등을 기준으로 고객집단을 분류한 뒤 고객집단에서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을 추천할 수도 있다.
교보생명은 2015년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을 결정하면서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의 근본적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고객정보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교보생명은 보험, 여신, 퇴직연금, 신탁, 펀드 등 사업영역별로 고객정보를 분산하거나 중복해 관리하고 있다.
고객정보를 비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전산시스템에서는 보험, 여신, 퇴직연금, 신탁, 펀드 등 사업영역별 업무처리과정을 개선하고 정보를 통합해 관리한다.
새 시스템에서는 현재 여러 시스템에 분리돼있는 영업지원 기능도 통합된다.
보험 계약 청약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영업의 모든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영업관리자들이 재무설계사의 활동 데이터를 기초로 재무설계사 활동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고객접점에서 재무설계사들이 모바일을 활용해 업무 완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해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전산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상품정보 체계 표준화를 위한 ‘상품정보 및 규칙 관리시스템’과 ‘상품검증시스템’, 업무 자동화를 위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시스템’도 포함했다.
교보생명이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을 눈앞에 두면서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어떤 성과를 거둘지와 더불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될지에도 업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금융사들이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뒤 고객들이 접속장애 등으로 불편을 겪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7년 10월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뒤 장애가 발생하면서 보험료 차액 환급 등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교보생명이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지난해 11월 도입하기로 했다고 10개월가량 늦춘 것도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작업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