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판매시장 다각화를 위해 해외 면세점 진출을 준비한다.
30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비디비치의 지나친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비디비치매장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창이공항에 비디비치 입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창이공항 외에 다른 면세점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비디비치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창이공항 면세점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동남아시아 공항면세점으로 판매처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뿐만 아니라 홍콩DFS, 태국 면세점 등에 입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해외 면세점으로 비디비치 유통망을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면세점을 오가는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던 비디비치 판매를 해외 면세점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비디비치 판매량의 80%는 면세점에서 발생한다. 현재 비디비치 오프라인 매장은 국내 백화점과 시내면세점으로 한정돼 있는데 중국 보따리상들이 주요 고객이다.
하지만 중국 보따리상에만 의존하기에는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판매처 다변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보따리상의 구매가 줄어들면서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실적에 악역향을 미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9년 2분기 중국 보따리상이 재고 소진을 위해 비디비치 제품 구매를 중단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도 시장 기대치보다 밑돌았다.
이 때문에 비디비치는 올해 2분기 면세점에서 매출이 481억 원에 그쳤다. 1분기 매출 723억 원을 거뒀던 폭발적 증가세가 단번에 꺽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의 면세점 매출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고 있는 점에서도 판매시장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1분기 비디비치의 면세점 판매 호조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냈을 때 주가가 33만8천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분기 비디비치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29일 종가기준으로 주가가 17만8천 원으로 주저앉았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 85%가 화장품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는 데다 화장품부문에서 매출의 65%가 비디비치에서 나온다”며 “비디비치 브랜드의 매출 추이에 따라 주가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해외 면세점으로 판매처를 다변화하면 이런 부담을 덜고 매출도 늘릴 수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에 진출했을 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약 5% 정도의 매출 증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