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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왼쪽)과 김병헌 초대 KB손해보험 사장이 지난 24일 KB손해보험 강남사옥에서 열린 'KB손해보험 출범식'에 참석해 만세를 하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계열사로 편입한 KB손해보험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을 어떻게 할지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IG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이 모두 소규모라 시너지가 크지 않은 데다 KB금융이 KDB대우증권 인수후보로 거명되고 있어 윤 회장이 LIG투자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윤 회장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25일 “LIG투자증권을 KB투자증권과 합병할지 매각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이날부터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하는 등 KB금융 계열사에 편입한 데에 따른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LIG투자증권은 KB손해보험이 LIG손해보험에서 이름을 바꾼 것과 달리 원래 회사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KB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손자회사를 둘 수 없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앞으로 2년 안에 LIG투자증권을 KB투자증권과 합병하거나 매각해야 한다.
윤종규 회장은 24일 KB손해보험 출범식에서 LIG투자증권 매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아직 대답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KB금융이 LIG투자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LIG투자증권의 경우 규모가 작아 KB투자증권과 합병해도 시너지가 적다는 것이다.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 6천억 원으로 증권업계 순위 20위권이다. 투자은행(IB) 등 기업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주식위탁매매 등 리테일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LIG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1881억 원에 그쳐 KB투자증권보다 규모가 작다. 주요 수익원도 KB투자증권과 같은 투자은행 분야로 겹친다. 지난해 순손실 7억 원을 내는 등 실적도 좋지 않다.
KB금융이 KDB대우증권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는 점도 LIG투자증권의 매각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금융위원회와 KDB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매각절차를 올해 안에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은행 외의 사업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이 KB손해보험 출범에 이어 대우증권 인수에도 성공한다면 총자산 기준 국내 1위 규모의 금융지주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IG투자증권 직원들은 KB금융이 매각에 나설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한만수 LIG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LIG손해보험은 KB손해보험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직원들의 고용이 승계되지만 LIG투자증권은 명칭이 그대로고 재매각도 결정되지 않아 직원들이 극도의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