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가 임플란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 대표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 임플란트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시장 안착에만 성공한다면 유한양행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글로벌 임플란트 1위 기업인 스트라우만과 손잡고 임플란트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국내 상위 제약사 가운데 임플란트사업에 뛰어든 곳은 유한양행이 유일하다.
국내 임플란트시장은 이미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 등이 독식하고 있다.
게다가 임플란트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등 진입장벽이 높아 제약사들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처럼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2017년 중소 임플란트 제조업체 ‘워랜텍’ 지분 51.7%를 확보하며 임플란트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올해 7월에는 스트라우만으로부터 1천만 달러(약 118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글로벌 임플란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유한양행이 다른 제약사들과 달리 임플란트 제조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해외 임플란트를 공급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임플란트기업 덴츠플라이시로나의 임플란트를 국내 병원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는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워랜텍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랜텍은 중소기업이지만 1995년부터 임플란트를 연구한 기업으로 안전성이 뛰어나고 중저가제품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워랜텍의 임플란트는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의 제품보다 약 2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워랜텍을 통해 중국 임플란트시장에도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워랜텍 임플란트제품 ‘원플란트’는 2018년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스트라우만이 최근 유한양행과 손을 잡은 이유도 중국 임플란트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스트라우만은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워랜텍 임플란트제품을 독점적으로 유통하게 된다.
스트라우만은 글로벌 1위 업체지만 중국 임프란트시장에서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있다. 중국은 중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스트라우만이 워랜텍 임플란트제품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 고가와 중저가제품군을 모두 갖춰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이미 중국에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스트라우만을 통해 안정적으로 중국 임플란트시장에 진출한다는 이점이 있다.
글로벌 임플란트시장은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MRG에 따르면 임플란트를 포함한 세계 치과치료용품시장 규모는 2017년 108억 달러(약 13조788억 원)에서 2023년 180억 달러(약 21조798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한양행이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인구 1만 명당 식립 수(임플란트를 심은 수)가 10명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은 인구 1만 명당 식립 수가 600여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임플란트를 중심으로 향후 관련 재료, 기기, 디지털장비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에 이어 토탈 덴탈케어를 통해 종합 헬스케어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다각화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유한양행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