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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난 3월 갤럭시S6 공개행사에서 “굉장히 좋은 웨어러블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 스마트워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워치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 왔는데 이제 애플과 중국회사들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마트폰시장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시장에서 애플에 밀리고 저가시장은 핏빗(Fitbit), 샤오미 같은 회사들에게 잠식당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마트밴드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있는 제품들은 시계 기능도 갖추고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된 헬스케어기능 등 기능이 겹쳐 스마트워치와 경쟁관계에 있다.
◆ 삼성전자, 애플에 밀리고 샤오미에 치이고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스마트안경 등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1140만 대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80만 대에 비해 3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의 대부분은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가 차지했다.
1분기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는 390만 대의 스마트밴드를 출하한 핏빗이 차지했다. 샤오미는 약 280만 대의 스마트밴드를 출하해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60만 대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해 70만 대의 스마트밴드를 출하한 가민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전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 가운데 40%가 100달러 미만의 저가제품이었다는 점이다.
게가다 1분기 출시된 저가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워치 가운데 50% 이상은 샤오미의 스마트밴드가 차지했다. 샤오미는 스마트밴드를 내놓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스마트폰시장에서 나타난 ‘샤오미 쇼크’가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도 재현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분기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에 4월 출시된 애플워치의 판매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 애플워치의 출하량은 250만 대를 넘어섰으며 6월 말까지 500만대 이상이 추가로 출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CNN머니는 “애플워치를 보유한 한 사람이 매주 최소 15~20명의 사람에게 애플워치를 보여주고 있는 데 이들 가운데 1명 이상은 애플워치를 구매하고자 예약주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0만 대의 스마트워치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2013년 갤럭시 기어의 판매량 80만대를 더하면 삼성전자가 약 2년 동안 판매한 스마트워치는 200만 대 가량으로 추산된다.
애플워치는 출시 2개월 만에, 샤오미는 5개월 만에 삼성전자가 2년 동안 쌓아온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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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왼쪽)와 LG전자의 스마트워치 G워치R. |
◆삼성전자, 기어A로 반전 꾀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는다.
새 스마트워치는 오르비스라는 프로젝트로 개발됐는데 직사각형 형태의 디스플레이에서 벗어나 시계에 가까운 둥근 디스플레이가 채택됐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스마트워치의 성공을 위해 지난 4월 처음으로 스마트워치 출시 전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외부에 공개하며 스마트워치의 앱 개발자 확보에 나섰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공개하며 “삼성전자는 풍부하고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과 업계의 리더들이 개방된 협업에 함께 해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지난 3월 MWC2015에서 “굉장히 좋은 웨어러블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 스마트워치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새로운 회전 베젤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스마트워치 조작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회전 베젤을 통해 화면이 작아 조작이 어려운 스마트워치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베젤 회전 인터페이스 방식에 대해 벌써부터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지금까지 나왔던 스마트워치 가운데 가장 혁신적 인터페이스를 보였다”며 “애플워치 등 경쟁작과 맞설 강력한 무기”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의 고민거리인 배터리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워치의 배터리수명을 늘리기 위해 갤럭시S6에 탑재한 최신 옥타코어 엑시노스7420칩셋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칩셋은 기존 스마트워치에 탑재한 칩셋에 비해 절전효율이 월등해 한번 충전으로 4~5일 동안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저가의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 제품을 내놓을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출시와 가격 결정에 관한 것은 내부 방침상 알려줄 수 없다”며 “하반기에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게 스마트워치는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가 아니라 자체 운영체제인 타이젠의 성공가능성을 가늠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에 자체개발한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하고 있다. 올해부터 프리미엄 스마트 가전제품에도 타이젠을 탑재한다.
신 사장은 앞으로 타이젠을 확대해 독자적 운영체제를 확립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 사장은 이를 통해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가전제품을 독자적 생태계로 엮어 사물인터넷시대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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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쥔샤오미 회장이 미밴드를 착용하고 샤오미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
◆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 뛰어드는 중국회사
샤오미는 스마트밴드인 미밴드의 성공에 힘입어 차세대 미밴드와 원형 스마트워치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샤오미는 샤오미 스마트폰 중심의 샤오미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워치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레노버도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를 공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노버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5월28일 처음으로 자체 글로벌 컨퍼런스 ‘레노버 테크월드 2015’를 개최해 다양한 미래형 제품들을 선보였다. 이날 소개된 미래형 제품들 가운데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슈즈 등 웨어러블 기기들도 포함됐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당시 ‘매직뷰‘라는 스마트워치를 차고 등장했다. 매직뷰는 2개의 화면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다. 외형은 레노버 산하의 모토로라가 출시한 스마트워치 모토360과 닮아 있다.
레노버의 매직뷰는 광 반사를 이용해 두 번째 화면에 가상 이미지를 생성해 물리적 디스플레이보다 20배 더 크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화웨이도 지난 3월 MWC 2015에서 스마트밴드인 토크밴드인 B2와 N1, 시계 본연의 모습을 구현한 화웨이 최초의 스마트워치인 화웨이워치 등을 공개했다.
화웨이워치는 MWC 행사에서 외신들이 주는 'Best of MWC 2015' 상을 수상했고 토크밴드 B2 역시 영국 IT 매체 엑스퍼트 리뷰(Expert Reviews)로부터 'MWC Top Pick 2015' 상을 수상하는 등 주목받았다.
화웨이 관계자는 “앞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할 것”이라며 “화웨이는 소비자가 어떤 기기를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