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금리변동형보험과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한화생명의 보험상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금리 인하 등 외부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
9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하반기에 금리변동형보험 위주의 판매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화생명의 덩치를 키우는 데 기여했던 고금리 확정형보험이 저금리시대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공시이율 조정을 통해 금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금리변동형보험 중심으로 상품구성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저해지 환급형보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험이 금리변동형보험으로 설계돼 있다”며 “금리변동형보험 판매가 늘고 예전에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보험의 만기가 끝나면 책임준비금 부담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상반기 한화생명의 책임준비금을 살펴보면 고정금리 보험계약에 따른 책임준비금 비중이 54.4%로 지난해 말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책임준비금 부담금리도 4.58%로 2018년 상반기보다 0.12%포인트 감소하는 등 조금씩 체질 개선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두 대표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야 한다.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매출’로 처리하고 있는 저축성보험 등이 ‘부채’로 잡힌다.
올해 상반기 한화생명이 독립법인 보험대리점(GA)을 통해 판매한 보험 가운데 보장성보험은 75%로 집계됐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을 뺀 전속 재무설계사, 자회사형 독립법인 보험대리점 등 모든 판매채널에서 보장성보험 판매비중은 각각 70%를 넘는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전략을 변경하면서 상반기 보장성 연납화보험료로 642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증가했다.
전체 연납화보험료 가운데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64.5%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3%포인트 높아졌다.
연납화보험료(APE)는 월납·분기납·일시납 등 모든 형태의 납입 보험료를 연간 기준 환산한 지표로 보험사 영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무해지·저해지 종신보험 및 암보험 신상품 출시와 치매보험 판매가 증가하면서 상반기 기타보장성 연납화보험료는 271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3% 증가했다.
두 대표의 체질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식 손상차손 등 자산운용부문에서 부진하면서 상반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은 계속됐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934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62% 줄어든 수치다.
한화생명은 1분기에 780억 원가량 일회성 손상차손이 발생했으며 2분기에도 1천억 원 정도 손상차손이 실적에 반영된 탓이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미래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재무제표에서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반기에도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주식 손상차손 발생한다면 보험영업부문에서 진행하고 있는 체질 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질 수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생명을 두고 “보험본연의 이익은 견조했지만 주식 손상차손이 크게 반영되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3분기에도 주식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