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락 신한생명 사장이 신한생명 창립 이후 첫 해외진출 지역으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이 사장은 베트남 생명보험업계에 규제가 많지 않고 성장세도 높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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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오는 24일 베트남 하노이에 영업사무소를 개설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영업사무소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베트남 생명보험시장 조사에 주력할 것”이라며 “구체적 지점이나 법인설립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3년 안에 베트남에서 보험상품 판매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앞으로 신한은행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과 연계해 판매경로를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에 12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국내 중위권 생명보험사 가운데 베트남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신한생명은 보험사의 매출인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시장 5~6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애초 중국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외국계 자본이 현지 보험사 보유지분을 최대 50%로 제한하는 등 규제가 심해 베트남으로 방향을 틀었다.
베트남은 현재 생명보험시장에서 영업중인 회사 17개 가운데 국영회사인 바오비엣생명보험을 제외한 16개가 외국계 생명보험사다.
부반닝 베트남 경제금융부총리도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해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을 만나는 등 외국계 자본유치를 적극 추진했다.
이 사장은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은 지난해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약 13억 달러로 커졌다. 2013년보다 17.9% 증가했다.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은 2010년대 들어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국민 8800만 명 가운데 5%만 생명보험에 가입한 상태라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베트남은 다른 국가들보다 금융규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시장성 등 다른 여건도 괜찮고 신한은행이 먼저 자리를 잡은 상태라 초기시장진입이 유리할 수 있다는 측면도 감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생명이 베트남에 자리를 잡으려면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2005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뒤 2009년부터 비로소 현지영업을 시작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현지 생명보험시장 7위에 올랐지만 아직도 적자다.
삼성생명은 2008년 하노이에 영업사무소를 개설했지만 아직 현지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베트남 현지에서 영업이익을 내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는 해외사업의 초기사업비가 많이 들고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시점도 7년 이상 걸린다”며 “베트남의 경우 보험설계사 등 영업망을 만들기 힘들고 보험에 대한 인식도 낮아 현지영업 성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