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다음에 삼성SDS와 삼성SDI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의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약한 다른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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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SDS와 삼성SDI의 합병이 성사되면 추가로 이 합병법인을 삼성전자와 합병해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교보증권은 18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이후 삼성그룹이 다음 수순으로 삼성SDS와 삼성SDI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약한 관계사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각각 삼성SDS 지분을 3.9%씩 소유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최근 은행에 담보로 맡긴 삼성SDS의 주식담보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합병은 삼성그룹의 지분이 더 큰 데다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매청구권 금액보다 높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가 삼성SDS와 합병설을 부인했지만 삼성SDS가 여전히 지배구조 개편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삼성SDS와 삼성SDI까지 합병하면 호텔신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삼성그룹 산업계 계열사는 3세의 지배구조 아래 놓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삼성물산 지분 7.4%, 제일모직 기분 3.7%,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 삼성정밀화학 지분 14.7%, 에스원 지분 11.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중공업 지분 0.4%, 호텔신라 지분 0.1%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에스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성정밀화학 지분도 8.4%를 소유하는 데 그쳐 영향력이 약하다.
교보증권은 삼성그룹이 삼성SDS와 삼성SDI의 합병이 끝난 뒤 이 합병법인과 삼성전자의 합병을 한 번 더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백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삼성SDS-삼성SDI 합병법인과 추가로 합병을 할 경우 3세→통합삼성물산→삼성생명→통합삼성전자→나머지 계열사의 수직 지배구조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