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새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셀토스’ 기세가 만만찮다.
공식 판매된 지 보름만에 기존 강자였던 현대자동차 ‘코나’, 쌍용자동차 ‘티볼리’와 어깨를 견주는 위치에 올라서며 다소 비싼 가격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깔끔하게 해소했다.
기아차는 판매흥행에 계속 힘을 싣기 위해 ‘하이클래스’라는 점을 앞세워 셀토스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기아차에 따르면 7월 국내에서 판매된 셀토스는 모두 3335대다.
셀토스의 경쟁차량인 티볼리와 코나의 판매량은 각각 3435대와 3187대다. 코나를 제친 것은 물론 소형 SUV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티볼리와 판매차이가 불과 100대밖에 나지 않는다.
셀토스가 출시와 동시에 ‘티볼리와 코나’의 양강구도로 굳어지던 소형 SUV시장에 균열을 냈다고 볼 수 있다.
셀토스가 양강체제를 넘어 소형 SUV의 새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셀토스의 7월 판매량은 7월18일 공식 출시된 뒤 10영업일 동안 집계된 기록이다.
앞으로 월별 판매량은 22~23영업일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셀토스가 티볼리와 코나의 판매량을 크게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소형 SUV시장을 양강체제에서 1강(셀토스) 2중(티볼리, 코나) 구도로 재편할 가능성도 보인다.
당초 셀토스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이 진행되면서 판매가격이 공개되자 셀토스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들이 나오기도 했다.
셀토스 1.6 터보 가솔린모델의 가격은 최저 1929만 원부터 시작한다. 경쟁차종보다 100만 원가량 비싸다는 점이 셀토스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력 트림(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인 프레스티지는 2238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옵션까지 합하면 2400만 원대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셀토스보다 한 급 위인 준중형 SUV 스포티지, 투싼 등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아차는 판매량을 통해 이런 자동차업계의 의구심을 단숨에 떨쳐냈다.
다소 비싼 편에 속하긴 하지만 동급 최고 수준의 넉넉한 내부공간과 여러 안전·편의사양들이 기본화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 값을 충분히 한다는 평가가 실구매자들에게 나온다.
셀토스는 다른 차급의 SUV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7월 판매된 스포티지는 1860대다. 2018년 7월보다 판매량이 42.7%나 감소했다. 셀토스보다 작은 소형 SUV 스토닉 판매량도 55.8% 급감한 559대에 머물렀다.
일각에서 셀토스를 ‘차급불명’ ‘SUV 시장의 생태계 파괴자’라는 별칭으로 부르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이유다.
셀토스의 흥행에 기아차도 고무됐다.
기아차는 애초 셀토스를 출시하면서 내부적으로 매달 3천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사전계약을 통해 시장의 긍정적 수요를 확인한 뒤 판매목표를 월 5천 대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도 셀토스 출시에 대한 내부평가를 전하며 “한국에서 초기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며 “경쟁차종들인 티볼리와 코나의 사전계약 대수와 비교할 때 5100대의 초기계약분은 성공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아차는 셀토스와 소비자의 접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판매에 가속페달을 밟으려고 한다.
기아차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셀토스를 체험해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 ‘셀토스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기능이 총집합된 셀토스의 특징과 장점을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도 셀토스와 관련한 광고영상 등을 올리고 있는데 내외장편의 조회 수는 2주 만에 185만 회를 넘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