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미국에 아반떼(현지이름 엘란트라)와 투싼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을 투입한다.
엘란트라와 투싼은 미국에서 큰 부침 없이 오랜 기간 흥행하고 있는 효자 차량이라 현대차 미국사업의 ‘V자 반등’에 더욱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2020년 미국시장에 코드네임 CN7과 NX4로 불리는 차량을 투입한다.
이 계획은 최근 내놓은 ‘2019년 미국시장 턴어라운드 및 판매전망’ 자료에 들어 있다.
현대차는 이 자료에서 “2020년 이후 신규 출시예정인 CN7과 NX4 등 볼륨차종을 히트차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CN7과 NX4는 각각 7세대 아반떼와 4세대 투싼을 말한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서 6세대 아반떼와 3세대 투싼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의 완전변경모델을 내년에 출시해 판매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아반떼와 투싼은 현대차에게 ‘믿고 쓰는 카드’나 다름없다.
2018년 기준으로 현대차는 미국에서 아반떼와 투싼을 각각 20만415대, 13만5348대 판매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12종 라인업 가운데 나란히 판매량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판매비중으로도 각각 29.6%, 20%를 보일 만큼 의존도도 높다.
올해는 두 차량의 판매비중이 44%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대표적 효자상품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아반떼와 투싼이 미국시장 자체적으로 인기가 많다는 점에서도 두 모델의 완전변경 출시가 현대차의 판매 개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대차는 2017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아반떼를 해마다 미국에 20만 대 이상씩 판매했다. 세단의 인기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기복이 없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미국 자동차시장 분석기관 카세일즈베이스에 따르면 현대차의 아반떼는 혼다 시빅, 토요타 코롤라, 닛산 센트라 등에 이어 전체 콤팩트세단 판매 4위에 올라 있기도 하다.
투싼은 미국 SUV시장 성장에 따른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차량이다.
현대차는 2013년만 해도 투싼을 미국에서 연간 4만1906대 판매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14만2299대나 팔았다. 5년 연속으로 판매량이 급성장하며 현대차를 상징하는 볼륨모델로 성장하고 있다.
토요타 RAV4, 닛산 로그, 혼다 CR-V 등 콤팩트SUV의 주요 모델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현재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콤팩트SUV부문에서 10위(현재 12위) 안에 진입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를 미국시장에서 반등하는 원년으로 삼아 이런 판매 개선세를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이어가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 핵심이 되는 첫 차는 7월부터 본격적 판매에 들어간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팰리세이드다. 가을에 내놓은 신형 쏘나타와 베뉴도 미국법인의 판매량을 견인할 차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팰리세이드와 베뉴는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현대차의 완전히 새로운 신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라인업을 보강해 고객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차 출시는 늘 실패의 위험성도 따른다. 현대차가 2020년 스테디셀러인 7세대 아반떼와 4세대 투싼을 투입을 준비하는 이유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