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부경남지역의 미비한 의료여건과 도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의료기관 확대를 추진한다.
민선 7기 공약으로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을 내건 만큼 새로운 공공병원을 설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경남도청에 따르면
김경수 도지사는 보건복지부와 연계해 8월 초 경남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는 구체적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민간병원을 공모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하거나 새로운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응급·외상·감염·분만 등 지역의 필수적 의료와 주민 건강관리의 중심이 되는 2차 의료기관을 말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곧 ‘경남 공공의료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여기에 발맞춰 공공병원 설립 등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는 문제에 공론화를 추진해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서부경남지역은 거창군·남해군·사천시·산청군·의령군·진주시·하동군·함양군·합천군 등 경남 서부 9개 시·군을 말한다.
김 지사의 이번 공공의료 확충정책은 의료여건이 부족한 서부경남지역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경남 전체에는 종합병원 25곳, 병원 121곳이 있다. 하지만 서부경남권에는 종합병원 4곳, 병원 25곳만 있을 뿐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미비한 의료여건이 서부경남권 도민들의 건강문제로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2017년 기준 국가통계포털의 ‘시군구별 사망원인·사망률’ 자료에서는 고혈압, 심근경색 등 순환계통 질환에 따른 10만 명당 사망률이 전국 평균 119.6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서부경남지역에서는 거창군 252.2, 남해군 372.2, 사천시 195.4, 산청군 348, 의령군 388.2, 진주시 133.9, 하동군 288.1, 함양군 328.6, 합천군 395.3 등 전국 평균보다 1.1~3.3배 이상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호흡계통 질환, 소화계통 질환 등 다른 질병부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김 지사는 이런 서부경남의 의료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18년 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서부경남 혁신형 공공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2013년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에 의해 폐쇄된 진주의료원을 대신할 새로운 공공병원이 탄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경남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이윤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되는 민간병원만으로는 도민 건강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번 공공의료기관 확충을 시작으로 지역 공공병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진주의료원이 환자 부족 등에 따른 재정문제로 문을 닫은 만큼 경남도가 새로운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경남도청 관계자는 “당시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의료원 설립 과정에 소요된 모든 예산을 의료원 부담으로 돌렸기 때문에 발생한 면이 크다”며 “만약 다시 공공병원을 설립하게 된다면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공공병원 설립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하반기 안에 공공의료기관 확충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16일 경남도청에서 보건의료노조 등과 만나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복지부와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