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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조건부 승인' 물리칠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7-22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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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박 건조능력의 축소를 동반하는 조건부 승인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권 부회장이 완전한 승인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시선이 몰린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조건부 승인' 물리칠까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

22일 권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현대중공업그룹 창사 이래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라며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글로벌 선박 수주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자를 '흡수'해 압도적 영향력을 지닌 조선사로 재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수주잔량 1, 2위의 거대 조선사로 둘을 직접 결합하는 데는 사업구조나 재무구조의 재편 등 복잡한 과제들이 뒤따른다.

권 부회장은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조선사업의 중간지주사를 설립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직접 결합 없이도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문제는 권 부회장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완전한 승인을 이끌어낼 논리를 들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독과점 문제에 민감한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가 난관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이 기업결합 자체를 불허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1990년 이후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보면 기업결합 신청 224건 가운데 조건부 승인은 57.6%(129건), 결합 승인은 27.7%(62건)으로 승인의 비중이 높았다. 불허 건수는 14.7%(33건)에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완전한 승인이 아닌 조건부 승인 쪽에 무게를 둔다.

앞서 15일 열린 ‘기업결합심사 문제점 진단 전문가 집담회’에서 박종식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럽연합은 기업결합으로 특정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을 때 조건부 승인을 하는데 이때 조건은 대부분 (점유율을 낮출 수 있는)설비나 자산의 매각”이라고 밝혔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 뒤 20만 DWT(순수화물 적재톤수) 이상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와 극대형 원유운반선(ULCC)의 수주잔량 점유율은 57.3%다.

LNG운반선 시장점유율은 61.5%에 이른다.

그러나 권 부회장으로서는 조건부 승인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두 조선사의 결합을 통해 조선산업의 ‘갑’인 선주들에 대응해 선박 가격의 상승을 이끌만한 경쟁력을 갖춘 ‘을’의 탄생을 위한 것이다.

이는 두 회사가 각자 선박 건조능력을 유지했을 때 가능하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에 어떤 조건이 달려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최선의 결과는 조건이 없는 완전한 승인이며 이를 위해 경쟁당국의 상황에 맞춰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전체 수주잔량보다는 올해 수주량에 초점을 맞춰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글로벌시장에서 LNG운반선은 모두 30척 발주됐다. 이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이 5척, 대우조선해양이 6척을 수주해 점유율은 36.7%에 그친다.

하지만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모두 169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발주됐으나 2019년 같은 기간에는 48만 CGT로 발주량이 71.6% 줄었다.

그러나 발주량이 급감하는 동안에도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발주 11척 가운데 7척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이 1척도 수주하지 못했지만 합산 시장 점유율은 63.6%에 이른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올해 수주실적을 쌓는데 고전하고 있어 권 부회장의 논리가 힘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모두 더해 2019년 상반기 35억8천만 달러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목표 178억 달러의 20.1%만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27억7천만 달러치를 수주해 목표 83억7천만 달러의 33.1%를 채웠다.

권 부회장에게는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순위 경쟁당국으로 꼽히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모두 조선사들의 합병이 진행되고 있거나 이미 합병작업을 마쳐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에 어깃장을 놓을 가능성이 적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올해 안에 자국 1, 2위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를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두 그룹이 합치면 수주잔량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을 뛰어넘는 글로벌 1위 조선그룹이 탄생한다.

이와 함께 중국초상국공업(CMIH),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그룹(CIMC), 중국항공공업(AVIC) 등 중형조선사 3곳의 전략적 합병도 논의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가와사키중공업, 미쓰이중공업, 스미토모중공업의 합병설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지난해 일본 1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소가 미나미니혼조선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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