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말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도 될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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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평론가 이동진 |
지난 18일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영화 <변호인> 감상 후기를 남겼다. 그러자 일부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이 이씨의 정치적 성향을 묻는 악성 댓글을 달았다. 후기 내용 중 “실존했던 ‘모델’이 계속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구절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이동진 평론가는 ‘말하지 않을 권리’라는 답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말하지 않을 자유를 피력했다. 그는 글에서 ‘양심의 자유’를 언급한다. 현행 헌법에서는 양심의 자유를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양심의 자유는 다시 ‘양심결정의 자유’와 ‘침묵의 자유’로 나뉘어진다.
이동진 평론가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정치적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에게 영화를 평론하면서 자신의 종교, 가족, 재산상태 등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것과 정치적 견해를 말하지 않는 것은 다를 게 없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있다. 이동진이 말한 양심의 자유라던가, 영호 <변호인> 속 주인공 송우석이 열변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 같은 것들 말이다.
30년 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변호인>이 말하고자 했던 지극히 당연한 상식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은 분들의 마음이 무거워졌을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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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박근혜 정부 초기 각종 도덕성 문제로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인사 참사가 벌어졌을 때도,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사건 때도 박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의 침묵은 계속되었고 국정원의 정치, 선거개입 사건에서도 입을 꾹 다물고 뒤로 물러나있었다. 사람들은 ‘불통’이라고 답답해했는데 청와대에서는 그것이 자랑스럽다 했다.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은 ‘원칙을 지키는 불통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원칙은 과연 상식적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지키는 것이 자랑스러운 원칙이라면 그 원칙이 상식이 될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투정을 부릴 것이 아니라 말하면 받아 들여진다는 믿음으로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침묵을 답답한 불통이 아닌 원칙 있는 소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