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대응해 수급처를 다변화하려 한국과 중국, 대만 등에서 생산한 불화수소를 실험 중이라고 외국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7일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불화수소 수급이 완전히 끊길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 외 국가에서 들여온 소재를 실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삼성전자가 중국과 대만으로 임원 출장을 보냈던 만큼 중화권 국가에서 불화수소를 들여오거나 한국산 불화수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로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에 올라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하려면 최대 90일이 걸리는 승인절차를 거쳐야 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불화수소 확보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한국 화학업체와 협력해 불화수소를 국산화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권에 놓인 만큼 비슷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안리뷰는 S&P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고성능 IT부품에 사용되는 소재의 기술적 장벽은 매우 높다”며 “한국정부의 지원에도 일본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S&P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산 반도체 소재를 쓰지 않는다면 메모리반도체의 생산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에 2011년 일본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에 유사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일본 기업들이 2011년 자연재해 이후 제품 생산차질 사태를 겪은 뒤 소재와 부품 확보망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과 같이 삼성전자도 일본 이외로 다변화를 꾀할 계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삼성전자가 일본 외 지역에서 생산된 불화수소 실험에 성공적 결과를 얻더라도 물량과 가격 협상 등의 단계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