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설투자 확대를 추진하면서 시멘트 출하량이 2017년 말 이후 하락세를 마감하고 2020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업계의 전통적 강자 쌍용양회와 지난해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아세아시멘트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 홍사승 쌍용양회 대표이사 회장(왼쪽),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1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관련 예산이 2020년 3년 만에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9조8천억 원으로 4년 만에 반등한 데 이어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3기 신도시 개발로 중장기 주택 공급시장이 확대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신안산선 등 광역교통망 건설도 함께 추진되면서 건설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수도권 교통망 건설, 토목 민간투자사업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 사업들을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이에 따라 2020년 이후 시멘트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멘트산업은 내수 비중이 90%를 차지해 국내 건설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꼽히는 만큼 정부의 건설투자 확대기조가 시멘트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2016년 이후 건설수주 증감률은 주택보다 토목에 더 연동되고 있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는 국내 시멘트업황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정부의 건설투자 확대정책 등에 힘입어 2015년 5073만 톤, 2016년 5575만 톤, 2017년 5671만 톤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안정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멘트 내수는 2017년 하반기부터 감소했는데 2019년 저점을 찍고 2020년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가 경쟁업체 평균보다 눈에 띄는 수익성으로 시멘트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한층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2018년 영업이익률은 16% 수준으로 경쟁업체 한일시멘트의 11%, 아세아시멘트의 9.4%보다 5~6%가량 높다.
시멘트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이르러 업체별 제품 차별화가 어려운데 이런 상황에서 원가 절감은 경쟁력 확보에 필수 요인으로 꼽힌다.
쌍용양회는 2017년 말부터 폐열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원가 절감 시설에 투자를 지속해온 데 더해 연간 1150만t(톤)을 생산하는 동해공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서 높은 수익성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양회의 동해공장은 시멘트 제조업에서 단일공장 기준으로 생산량이 세계 최대 규모인 것으로 평가된다.
아세아시멘트도 지난해 한라시멘트를 인수합병한 효과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2020년 이후 성장에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2018년 1월 한라시멘트를 3800억 원에 인수하며 국내 시장점유율이 2017년 7%에서 2018년 19%로 2배 이상 뛰었다.
특히 기존 충북 제천 공장을 중심으로 철도, 트럭 등 육상교통수단을 통해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해왔는데 강원도 옥계에 공장을 보유한 한라시멘트를 인수함으로써 내륙과 해안을 아우르게 됐다.
김치호 연구원은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 인수 이후 2018년 영업 안정화 과정을 거친 데 이어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18%씩 늘어날 것”이라며 “공공·토목 투자에 따른 2020년 출하량 반등 효과는 규모가 커진 아세아시멘트에 2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