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해외건설 수주를 향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개별기업으로는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수주 누적액은 2019년 들어 이날까지 121억 달러로 2018년 같은 기간의 70%가량에 이른다.
▲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왼쪽),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
1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지만 1분기 절반 이하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와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중동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상반기 해외수주에서 부진했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타고 하반기 해외수주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9일 사우디에서 3조2천억 원 규모의 마르잔 프로젝트를 수주해 2019년 별도기준 해외수주 목표액 7조7천억 원에 훌쩍 다가섰다.
하반기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8억 달러), 파나마 메트로(13억5천 달러)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은 후보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전망이 더욱 밝다.
상반기 낙찰의향서를 받은 이라크 유정 물 공급시설 프로젝트(25억 달러)도 하반기 수주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상반기 폴란드에서 1조3천억 원 규모 대형 석유화학플랜트를 따내며 유럽연합(EU) 석유화학플랜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수주가 실적으로 잡히면서 해외수주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사업은 2018년 12월 SK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했으며 현재 지분율을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계약비 4조5천억 원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몫은 2조 원대로 추정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권은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해외수주 목표 13조1천억 원을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올해 해외수주가 기대되는 업체로 꾸준히 꼽혀왔다.
하반기 미국 PTT글로벌케미칼 에탄 분해공장(11억 달러)과 이집트 석유화학플랜트(9억 달러), 아제르바이잔 가스프로세싱(10억 달러)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남겨두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수행한 기본설계(FEED) 공사도 향후 EPC(설계·시공·조달) 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상반기 누적 해외수주는 1조5천억 원 정도로 애초 목표치 6조6천억 원과 비교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수주가능성이 높았던 알제리 하시메사우드 정유공장(17억5천 달러) 사업이 알제리 내부 사정으로 계속 지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알제리는 4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가 연기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수주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시장이 분양가 상한 규제 등으로 전반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외 기반을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며 “풍부한 수주 후보군을 보유한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