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결과가 올해 하반기 국내 바이오주의 최대 반등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에 이어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반환, 에이치엘비의 임상3상 차질 등으로 바이오주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대표 지수 가운데 하나인 ‘KRX헬스케어지수’는 4일 기준 2541.01로 ‘인보사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3월28일 2908.27보다 12.63%나 떨어졌다.
KRX헬스케어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의 주요 제약바이오주 73개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업종의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려면 새로운 반등요인이 필요한데 올해 하반기 신라젠과 메지온, 헬릭스미스 등이 신약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신라젠은 코스닥 시가총액 3위로 국내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만큼 임상결과가 다른 바이오기업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 등으로 제약바이오업종이 주식시장 평균보다 하락세가 컸다”며 “신라젠 등의 임상3상 결과 발표가 올해 하반기 바이오주 향방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결과를 8월에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무용성 평가란 개발하고 있는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펙사벡은 항암바이러스 면역항암제로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3월 임상3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신라젠 주가도 4월 6만6천 원에서 현재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펙사벡은 신라젠이 개발하기 전 해외에서 임상을 실패한 전력이 있어 이번 무용성평가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문 대표는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문 대표가 올해 초 1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는데 여기서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에 자신이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전환사채의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3%로 정하고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오면 만기수익률이 6%까지 높아지도록 설정한 것이다.
문 대표는 3월27일 신라젠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분야의 개척자 주위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항상 있다”며 “이러한 눈길을 뒤로하고 묵묵히 할 일을 할 것이다. 펙사벡이 승인되는 날까지 주주들의 격려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르면 2020년 펙사벡의 임상3상을 마치고 2021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로는 암젠의 ‘임리직’에 이어 2번째로 상용화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