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대상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의 중단 권고
2019년 8월1일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와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3상의 무용성 평가결과를 놓고 미팅을 진행한 결과 임상중단을 권고받았다.
신라젠은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의 무용성 평가 결과 간암 대상 임상3상에서 펙사벡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신라젠은 이같은 위원회의 권고사항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한다.
문은상은 2018년부터 미국에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JX-594)의 무용성 평가를 진행해왔다.
무용성 평가란 개발하고 있는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임상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라 말기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 지속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펙사벡과 기존 간암 1차 치료제인 넥사바를 함께 투여한 집단이 넥사바를 단독으로 투여한 집단에 비해 얼마나 위험요소가 줄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펙사벡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0년 12월 임상을 마칠 계획이었다. 이전부터 펙사벡의 성과를 놓고 우려의 시각이 많았는데 결국 이날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아 예견된 실패라는 말도 나온다.
앞서 2019년 3월에도 임상3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7월에는 신현필 전무가 1일부터 5일까지 신라젠 주식 16만 주를 장내 매도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펙사벡 임상 결과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제2의 펙사벡으로 면역항암제 JX-970 개발
문은상은 제2의 펙사벡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 JX-970를 개발하고 있다.
JX-970은 웨스턴리저브 백시니아 바이러스 균주 기반의 유전자 재조합으로 만들어져 유방암, 폐암,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효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X-970은 펙사벡과 비슷한 원리이지만 효능이 좀 더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펙사벡은 암에 도달하기 전에 면역체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소수만 암에 도달한다. 반면 JX-970에는 펙사백과 다르게 면역체 감시망을 피하는 능력이 탑재돼 암덩어리를 사멸하는 능력이 극대화됐다.
이에 따라 JX-970는 펙사벡보다 바이러스 수를 체내에 적게 투입하면서도 펙사벡과 비슷한 수준의 암세포 사멸력을 지니게 된다. 펙사벡은 암 환자에게 고용량으로 투여할 때 ml당 바이러스 10억 개가 들어가는 반면 JX-970은 1억 개만 투여해도 되는 것이다.
바이러스 수를 크게 줄이면 의약품의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과 더불어 의약품 생산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바이러스 투입에 따른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2019년 현재 미국, 독일, 한국에서 JX-970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전임상이란 신약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동물에게 사용해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보는 시험을 말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2020년 초까지는 JX-970의 임상1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간암 등의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는 펙사벡과 달리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1상을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업계 단일회차로 최대 규모 전환사채 발행
신라젠은 2019년 3월 펙사벡 등 신약 후보물질을 강화하기 위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당초 3천억 원을 목표로 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종 발행액은 1100억 원으로 줄었다.
1100억 원 물량 가운데 키움증권과 키움증권 사모펀드, 키움투자자산 등이 모두 1070억 원을 인수했다. 전환사채의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3%로 정하고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에서 부정적 결과가 나오면 만기수익률이 6%까지 높아지도록 설정했다.
신라젠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펙사벡의 적응증과 병용요법에 따른 신약 후보물질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4년 3월21일이 전환사채 만기일로 투자자들은 2020년 3월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다. 전환가액은 7만111원이며 전환사채 발행일인 3월21일 당시 신라젠 종가는 6만7400원이었다.
△펙사벡을 선행요법에 활용 시도
신라젠은 펙사벡을 암 환자들의 선행치료요법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행요법이란 수술하기 어려운 크기의 종양이거나 중요한 장기 기능을 보전하기 위해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화학 항암제를 투여하기에 선행 화학요법이라고도 한다.
신라젠은 2018년 6월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선행 요법 임상1상 결과를 발표했다.
펙사벡은 전이성 흑색종 환자 3명과 대장암 간 전이 환자 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에서 모든 환자에게 큰 부작용 없는 안전성과 높은 내약성이 확인됐다.
△펙사벡을 신장암으로 치료 대상 확대
신라젠은 펙사벡을 다양한 암종을 치료하는 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다. 가장 임상과정이 빠른 암은 간암이지만 2012년 8월 김성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교수와 연구팀을 꾸려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도 하고 있다.
신라젠은 2018년 2월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 암 심포지엄(GU ASCO)에서 펙사벡을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 투여한 임상(REN022)2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에서 전이성, 불응성 신장암(RCC)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펙사벡을 단독으로 매주 정맥투여(IV)한 결과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 환자가 1명 확인됐다.
6주차 질병 통제율(DCR)은 76%로 나타났다. 질병 통제율은 암세포가 성장을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환자 비율을 말한다.
이 임상결과는 2018년 4월9일부터 4월12일까지 영국 옥스포드에서 열리는 ‘국제 온콜로틱 바이러스 컨퍼런스 2018(IOVC)’에서도 발표됐다.
△펙사벡 병용치료 확대
문은상은 다른 항암제와 펙사벡을 같이 투여하는 ‘병용’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펙사벡과 같은 항암바이러스 치료제는 암세포에 투입돼 증식한 뒤 암세포를 터뜨려 죽이는 작용기전을 보유하고 있다. 이때 면역관문억제제(ICI)가 병용투여되면 펙사벡의 암세포 인식확률이 높아진다. 펙사벡이 암세포를 공격하기 시작하면 면역 기능이 암세포를 죽이는 법을 새롭게 체득하기 때문에 암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신라젠은 2019년 현재 프랑스 사노피가 최대주주인 미국 리제네론과 함께 신장암 병용치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는 대장암, 프랑스 트랜스진과는 유방암 치료에 펙사벡 병용투여를 추진하고 있다.
리제네론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신장암 병용투여 임상은 2017년 5월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이 개발하고 있는 신장암 치료 신약 ‘REGN2810’과 병용투여하는 글로벌임상을 진행하기로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는 2017년 8월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신라젠과 국립암연구소는 2017년 12월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펙사벡 병용투여 임상에 들어갔다.
리제네론과 진행하는 신장암 병용투여는 미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 국립암연구소와는 대장암 병용투여에서 1상, 트랜스진과 유방암 병용투여에서는 유럽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트랜스진과는 고형암 전반을 살펴보는 1상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문은상은 추가 병용치료 확대를 위해서 뛰고 있다.
2017년 6월에는 세계 최대 바이오업계 교류 행사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도 참가해 파트너들을 찾았다.
신라젠은 2017년말 제넥신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제넥신은 보유하고 있는 지속형 기술 ‘하이브리드FC’를 인터루킨-7에 적용한 항암치료제 하이루킨을 개발하고 있다. 신라젠의 투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문은상은 2018년 1월9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행사로 헬스케어기업 450곳에서 9천여 명이 참가한다.
문은상은 카티(CAR-T)세포 치료제를 연구하는 주노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머크, 리제네론 등 대형 다국적제약사와 15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병용치료 확대를 논의했다.
2018년 2월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비뇨생식기 암 심포지엄(GU ASCO)에서에서는 신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펙사벡을 병용투여하는 임상(REN026) 설계도 공개했다.
2018년 2월27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국 리제네론의 신장암 치료제 ‘REGN2810’와 펙사벡을 병용투여하는 국내 임상1b상도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8년 5월 중순 부산대병원에서 환자모집을 시작했고 6월부터는 미국 마이애미 병원에서도 병용투여 임상이 시작됐다.
문은상은 2018년 6월1일부터 4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6월 4일부터 7일까지 보스턴에서 열리는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참가하며 추가 파트너 확대를 모색했다.
신라젠은 2019년 1월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위장관종양 심포지엄(ASCO GI 2019)에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임핀지의 병용요법 임상1상의 중간 안전성 결과를 공개했다.
신라젠은 화학요법에 실패한 현미부수체 안정형(MSS)을 지닌 대장암 환자와 PD-1 억제제 단독요법에 실패한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대장암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병용요법을 실시한 결과 안전성이 관찰됐으며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인 발열과 오한, 피로 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2019년 2월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병용요법 전임상 동물실험에서 신장암 종양이 사리진 치료효능을 확인했다.
김찬, 전홍재 분당차병원 교수팀은 신장암에 걸린 실험용 쥐에게 펙사벡과 PD-1억제제, CTLA-4억제제를 동시에 투여했다. 전체 쥐의 40%에서 신장암 암세포가 사라졌고 대조군과 비교해 평균 생존기간도 2.3배 늘어났다.
신라젠은 2019년 5월 분당차병원과 함께 고형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를 병용투여하는 임상2상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신라젠은 2019년 7월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임핀지' 병용요법에서 간과 폐에 전이를 보인 MSI-L(저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대장암 환자 1명이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부분반응(PR)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 ▲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2016년 12월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신라젠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
△코스닥 상장
문은상은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신라젠을 상장하기로 했다. 신라젠 상장은 문은상이 투자자들과 약속한 것이기도 했다.
신라젠은 2016년 4월 기술성 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AA등급을 받았고 2016년 9월1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2016년 10월27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2016년 11월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신라젠은 수요예측을 거쳐 2016년 11월25일 공모주 가격을 1만5천 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2016년 12월6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신라젠 주가는 상장 첫 날 시초가 1만3500원을 형성하고 시초가보다 650원(-4.81%) 내린 1만285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 1만5천 원보다는 14.3% 낮았다.
신라젠 주가가 상장 첫날 부진했던 것은 기관들의 보호예수 물량이 없었던 점과 펙사벡의 상용화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2017년 11월21일 바이오주 랠리 속에서 장중 한때 주가가 15만2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말부터 하락세를 타면서 2019년 7월 4만 원대까지 주가가 내려왔고 2019년 8월1일 펙사벡 임상3상 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3만 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들어가
신라젠은 2015년 4월1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시험계획을 놓고 특정 시험계획 평가(SPA)를 승인받았다.
신라젠은 식품의약국의 승인으로 21개국, 120여개 병원에서 600명의 간암 환자 대상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런 내용은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의 표지를 장식했다.
신라젠은 앞서 진행했던 임상2상에서 시한부 간암 환자 35명 중 23명에서 암이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 가운데 2명에서 암이 모두 사라지는 완전관해(CR)가 확인됐다.
2015년 4월27일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글로벌 임상3상이 시작됐고 2019년 8월까지 진행이 됐다.
신라젠의 글로벌 임상3상은 2017년 7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도 허가를 받았고 2018년 6월 중국에서 환자모집을 시작하면서 가속도를 밟았다.
세계 간암 환자의 절반은 중국에서 발생한다. 신라젠의 임상3상은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데 이 역시 절반이 중국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신라젠의 중국임상 파트너사는 홍콩의 리스팜이다.
2018년 7월27일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 임상정보사이트 ‘차이나드럭트라이얼’을 통해 중국 내 임상3상 환자모집을 시작했다.
차이나드럭트라이얼은 중국 내 환자 및 보호자가 직접 접속해 임상시험을 찾아보는 곳이다. 중국 임상 총책임자는 슈쿠이 친 난징 인민해방군 제81병원 교수이며 펙사벡 임상 실시기관(병원)은 최대 24곳이다.
신라젠은 2019년 6월 중국에서 71명의 임상 참여자를 확보하며 글로벌 임상3상에 참여할 환자 460여 명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2019년 말까지 중국에서 임상3상 환자 모집을 마칠 계획을 세웠다.
△펙사벡 개발사 제네릭스 인수
펙사벡은 애초 신라젠이 아니라 제네릭스가 개발한 기술이었다. 제네릭스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서 항암면역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었다.
신라젠은 부산에 본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지사가 있는 회사로 중계 연구 및 생물의약품을 개발하는 임상시험 수탁기관이었다.
신라젠은 제네릭스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제네릭스에 2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문은상은 2013년 말 신라젠 대표를 맡아 제네릭스 인수를 주도했다.
문은상의 추진력으로 신라젠은 투자금을 모았고 2014년 340억 원을 들여 제네릭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들로부터 400억 원, 기관투자자들로부터 310억 원을 투자받는 수완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