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두산밥캣에 따르면 미국에 ‘글로벌 협업센터(Global Collaboration Center)’ 법인을 최근 추가로 신설했는데 이는 해외법인 지휘부를 한국 본사가 아닌 미국 법인으로 단일화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 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사장.
두산밥캣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한국 본사와 각 지역 법인이 개별적으로 소통하던 구조였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협업센터에서 북미와 유럽에 흩어져 있던 연구개발, 전략수립, 조달 기능 등을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해 비용을 절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북미는 두산밥캣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시장인 만큼 한국 본사보다는 이곳에 글로벌사업의 통합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게 더욱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박성철 사장은 미국 법인장도 새로 임명하며 미국 법인에 힘을 실었다.
미국법인장 자리는 2018년 말 두산밥캣을 10년 동안 이끌어 온 리즈 골즈버리 법인장이 은퇴한 이후 1년 가까이 박 사장이 겸임해오다가 최근 마이크 볼웨버 부사장이 새로운 미국법인장으로 선임됐다.
볼웨버 법인장은 두산밥캣 미국법인에서만 20년 넘게 일해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경영활동을 하는 박 사장의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두산밥캣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번 인사를 단행하며 “글로벌기업으로서 세계 최고의 아이디어와 혁신을 공유하고 글로벌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을 위해 협력하자”며 ‘공유’와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매출비중 19%가량을 차지하는 유럽 지역의 현지법인은 통폐합을 진행해 세금 등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2일에도 유럽법인 한 곳을 해산했다”며 “유럽 법인 정리 작업은 2017년부터 시작했는데 올해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폐합 작업을 진행해 1분기 유럽지역 수익성이 작년보다 2배 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미국 국적으로 볼보건설기계그룹 등 글로벌 기업에서 제조업, 품질경영 및 전략개발 등에 25년 이상 종사해 글로벌시장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2년 2월 두산그룹에 합류한 뒤 2013년부터 두산밥캣을 맡아 이끌어 왔다.
두산밥캣은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될 때만 해도 모회사 유동성 악화의 원인으로 손가락질 받았지만 북미 건설기계시장 호조에 힘입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실적을 개선했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2016년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해 성장하다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24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2.1%, 영업이익은 20.1% 증가했다.
북미시장 비중도 2016년 66%에서 1분기 75%로 9%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박 사장은 2014년 이후 차입금을 꾸준히 조기상환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도 힘썼다. 최근 상환한 1800억 원까지 포함해 모두 9600억 원을 조기상환해 차입금을 2014년보다 50% 이상 낮췄다.
박 사장은 1965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1987년 미국 하비머드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1990년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캠퍼스에서 국제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2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부사장 겸 아시아시장 총괄을 역임하고 2006년 볼보건설기계그룹 벨기에 본사에서 프로세스와 시스템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