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기에 쓰이는 중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는 반면 자동차 전장부품용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비중을 빠르게 높여 IT기기용 제품의 수요 둔화를 만회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일 "전장용 제품을 포함한 고가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IT기기용 제품 수요는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전장용 제품 비중이 높은 일본 적층세라믹콘덴서기업의 월별 생산금액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다만 IT기기용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은 대만 적층세라믹콘덴서업체의 매출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가 약해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장용 고가제품과 뚜렷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업체들의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출금액은 일본의 생산금액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적층세라믹콘덴서 1위업체인 삼성전기가 지난해부터 전장용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체질 개선을 적극 추진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전기는 여전히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 2분기까지 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 둔화에 실적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으로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수요 둔화도 장기화되고 있다.
결국 삼성전기가 꾸준한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비중을 늘리는 데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적층세라믹콘덴서 1위업체인 무라타는 올해 전장용 제품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9%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