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이 중고차금융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일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B캐피탈은 KB차차차를 앞세워 중고차금융시장에서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을 위협하고 있다.
▲ 정태영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
KB캐피탈은 중고차금융 시장에서 KB캐피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20일에는 모바일 스타트업인 ‘파이언스’, ‘플랫포스’, ‘모두의컴퍼니’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스타드업들이 보유한 서비스와 기술을 KB차차차에 적용하기로 했다.
KB캐피탈은 올해 안으로 KB차차차에 음성인식, 시세 예측 등 기능을 추가한 ‘KB차차차3.0’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앞서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올해 연말 차별화된 서비스와 고도화된 기술이 집약된 완전히 변화된 디지털 플랫폼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도 최근 중고차금융시장에서 선두회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인증 중고차에 국내 최초로 ‘품질 등급제’를 도입했고 2018년 12월에는 인증 중고차 ‘온라인전용관’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 4월에는 SK엔카와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손을 잡기도 했다.
현대캐피탈과 SK엔카 모두 KB캐피탈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SK엔카는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 회사였지만 올해 2월 KB차차차가 매물 등록대수 11만 대를 넘기는 등 성장하면서 1등 중고차 매매 플랫폼 자리를 빼앗겼다.
현대캐피탈도 중고차금융시장에서 KB캐피탈의 추격에 격차가 크게 줄었다.
2018년 기준으로 중고차금융자산 규모는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이 각각 1조6천억 원, 1조3806억 원이다.
KB캐피탈이 KB금융그룹으로 편입되던 2014년의 중고차금융자산 규모는 8천억 원에 불과했다.
중고차금융시장은 캐피탈사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여신금융협회 산하의 여신금융연구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캐피탈사의 중고차금융 자산은 12조8천억 원까지 늘어난다고 전망됐다.
캐피탈사의 전체 자동차금융 자산 가운데 21%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2016년의 중고차금융자산 비중 15.9%에서 4.2%포인트 높아진다는 것이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신차판매 대수의 감소에 따른 신차금융자산의 성장률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고차금융 플랫폼의 확산과 중고차거래 활성화로 중고차금융 자산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고차금융시장에서 다른 업권 회사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캐피탈사 사이 결쟁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고차금융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다른 업권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고차금융시장에서 캐피탈사의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