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고급맥주 제품에 속하는 '더 프리미어 OB'를 맛만 빼고 다 바꿨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은 이번 새 단장을 통해 오비맥주의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려고 한다.
오비맥주가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 9년 만에 기록한 마이너스 성장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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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 |
오비맥주가 고급맥주인 ‘더 프리미어 OB’를 ‘프리미어’로 이름을 바꾸고 패키지 디자인을 새롭게 변경했다고 2일 밝혔다.
오비맥주는 기존 제품의 맛을 그대로 유지한 채 ‘프리미어’ 로고를 정중앙에 크게 배치했다. 프리미어가 시중의 올몰트 맥주 가운데 원맥즙농도가 가장 짙다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제품 중앙에 보리를 상징하는 황금색 띠를 넣었다.
오비맥주는 프리미어를 통해 하이트진로가 지난 5월 올몰트 맥주 ‘크림생 올몰트’를 출시한 데 대해 맞대응했다.
올몰트 맥주는 부드러운 거품과 깊은 맛으로 소비자들로부터 고급맥주로서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프리미어의 재구매율이 높아지는 점에 고무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전국 대형마트의 재구매율 집계 결과 프리미어의 재구매율은 출시 첫주인 지난해 11월 6.1%에서 올해 4월 26%까지 늘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거듭난 프리미어만의 차별성을 부각해 올몰트맥주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데리코 사장은 지난해 11월 대표로 취임한 뒤 오비맥주의 새판짜기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벨기에 맥주업체인 AB인베브도 지난해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뒤 직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프레데리코 사장이 오비맥주에 고급맥주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오비맥주가 최근 9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53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 소폭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영업이익 3283억 원을 기록해 전년에 비해 30%나 급감했다.
오비맥주는 올해 1분기에도 국내에서 성장이 멈췄다. 1분기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 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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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비맥주 프리미어 리뉴얼 전(왼쪽)과 후 |
경쟁업체인 하이트진로는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3%, 48.6% 늘었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도 1분기 매출이 196억 원을 기록해 맥주시장 점유율을 3%까지 끌어올렸다.
더욱이 수입맥주 열풍이 거세다.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 점유율은 사상최초로 40%를 넘어섰다.
홈플러스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맥주판매를 집계한 결과 수입맥주 점유율이 40.2%를 기록해 4년 만에 두 배가 늘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1분기에 수입맥주 매출증가율이 국산맥주를 앞질렀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프레데리코 사장 체제로 바뀌면서 현장 영업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들도 나온다”며 “클라우드와 수입맥주 등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오비맥주만의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