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방가전업체 스메그와 밀레가 차별화한 고급화 전략으로 국내 프리미엄 주방가전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스메그는 유명 디자이너와 건축가를 기용해 냉장고와 오븐 등 주방가전을 인테리어 제품으로 탈바꿈하는 ‘디자인 경영’을 앞세워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밀레는 불모지에 가깝던 국내 빌트인 주방가전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독보적 위치에 올랐다. 밀레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에만 주력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고급 주방가전시장을 선점했다.
◆ 스메그, 유명 디자이너 앞세워 인테리어상품으로 차별화
스메그는 차별화한 가전제품 디자인을 주력 무기로 내세우며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메그의 주방가전 개발 과정에 마크 뉴슨 등 세계 최고 산업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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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메그의 주방가전제품 |
스메그가 가전제품 디자인에 이례적으로 건축가와 협업하는 것은 스메그의 제품을 인테리어상품으로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인테리어를 중요시하는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의 수요를 파악한 것이다.
스메그의 제품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강남 냉장고’라 불리는 328 리터 용량의 소형 냉장고다. 스메그 냉장고는 국내에서 소비자가 구매예약을 한 뒤 냉장고를 받기까지 2개월이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스메그코리아 관계자는 “임시매장 한 곳에서만 최소 한 달 1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며 “스메그의 냉장고는 상상에 맡겨야 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메그 소형 냉장고가 실용성이 낮고 가격은 200만 원대로 높은 편인데도 국내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전제품보다 인테리어용 소품으로써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스메그 냉장고 구매자들은 대부분 대형 냉장고를 보유한 중산층 소비자들인데 거실이나 방에 둘 수 있는 보조냉장고로 쓰기 위해 스메그를 구입한다.
스메그는 주방가전보다 인테리어용 가구와 같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메그는 냉장고도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다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며 “가전제품의 기능보다는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디자인을 앞세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메그는 냉장고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에서 디자인을 앞세운 인덕션레인지와 오븐 등으로 주력상품의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스메그는 이탈리아에서 1948년 설립된 가전제품 전문기업이다. 스메그는 1970년대 세계 최초로 빌트인 오븐 제품을 출시하며 앞선 기술력으로 유럽 주방가전시장에서 성장해 왔다.
◆ 밀레, 빌트인 가전에 선택과 집중으로 시장선점
밀레코리아는 최근 국내시장에 프리미엄 주방가전 ‘제너레이션 6000’시리즈를 내놓았다. 냉장고는 830만 원, 커피머신은 900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의 주방가전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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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하르트 친칸 밀레 회장 (가운데) |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나 LG전자 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며 “밀레는 오직 프리미엄시장만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레가 국내시장에서 프리미엄 주방가전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은 그동안 국내에서 빌트인 시장 중심으로 유지해 온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밀레는 빌트인 가전제품을 주력사업으로 성장했다. 밀레는 1993년 국내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기업간거래(B2B)사업에 주력해 불모지에 가깝던 국내 빌트인 주방가전시장을 개척했다.
밀레는 빌트인 가전제품에만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국내 빌트인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다. 밀레는 고급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등을 중심으로 B2B사업에 집중해 시장을 확대했다.
밀레는 국내시장에서 고급 빌트인 제품으로 유명세를 얻은 만큼 고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 프리미엄 주방가전 시장에서 독보적 영역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밀레는 최근 국내 빌트인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자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도 늘리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최근 고가의 빌트인 가전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밀레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만큼 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안 사장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빌트인 주방가전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국내 빌트인가전시장 자체를 키운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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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의 프리미엄 빌트인 오븐 |
밀레는 올해 밀레코리아 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B2B사업에 주력하던 전략을 바꿔 소비자 대상의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빌트인 가전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현재 주력 유통채널인 백화점 이외에도 대형마트에 진출하고 인터넷 쇼핑몰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라인하르트 친칸 밀레 회장은 오는 7월 밀레코리아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는 1899년 산업용기기 업체로 설립돼 생활가전으로 사업을 확대한 유럽의 대표 주방가전기업이다. 밀레는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매출 4조 원을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