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해외에서 들여온 PC온라인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이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패스 오브 엑자일이 한국 게임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왼쪽)와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 |
12일 PC방점유율 분석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패스 오브 엑자일은 PC방 점유율 순위 6위까지 올랐다.
카카오게임즈는 8일 패스 오브 엑자일을 한국에 정식 출시했는데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동시 접속자 수 7만 명, 하루 이용자 수 20만 명을 넘기며 예상했던 동시접속자 1만~2만 명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는 페이스북에 “동시접속자 수가 매일 상승하고 있다”며 “성장방법이 하나로 귀결되는 게임보다 실제 삶처럼 다양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게임을 기획한 점 때문에 한국에서 흥행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펄어비스에 ‘검은사막’ 운영권을 반납했는데 패스 오브 엑자일은 카카오게임즈에 검은사막의 빈 자리를 채워준다는 의미를 넘어 한국 게임산업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게임으로 기대받고 있기도 하다.
실제 유튜브의 게임후기에서 한 영상제작자는 “한국 게임산업을 바꿔놓을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소감을 내놨다.
한 게임 이용자는 “다른 게임회사들이 본받아야 할 정도로 패스 오브 엑자일이 한국 게임시장에 정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패스 오브 엑자일의 재미뿐 아니라 과금체계에 주목한다.
패스 오브 엑자일 개발사 그라인딩게임기어즈는 패스 오브 엑자일에서 ‘페이 투 윈(pay to win)’ 요소를 철저히 배제해 게임 내 캐릭터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간담회 등에서 패스 오브 엑자일의 운영 방향성을 놓고 ‘한국 서비스는 글로벌 서비스의 운영정책을 따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게임을 변형해 과금을 유도하고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용자들의 걱정을 일축한 것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한국의 게임회사들을 ‘돈슨’(넥슨) ‘돈마블’(넷마블) ‘돈씨’(엔씨소프트) 등으로 부를 정도로 과도한 과금 유도에 피로감을 느껴왔다.
패스 오브 엑자일이 정식 출시되기 전 PC방 역할수행게임(RPG) 점유율 1위를 지키던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도 최근 게임 내 과제를 완료해주는 유료상품을 내놔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비판받았다.
반면 패스 오브 엑자일은 게임 내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를 늘리는 상품과 캐릭터 의상 등만 판매해 이용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펍지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를 배급하며 이런 과금체계로도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배틀그라운드도 게임을 진행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상품 대신 캐릭터 의상만 판매한다. 이 게임은 PC방게임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PC방게임 점유율 40% 정도로 1위를 굳건하게 지키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도 비슷한 수익모델을 세웠는데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만으로 2018년 매출 14억 달러를 올렸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을 수출하는 것뿐 아니라 외국의 좋은 게임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