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을 확충한 효과로 올해 미국 판매에서 순항하고 있다.
코나와 쏘울 등 소형 SUV부터 시작해 싼타페와 스포티지 등 중형 SUV, 텔루라이드와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까지 촘촘한 라인업을 앞세워 점유율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오른쪽)와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 |
SUV 덕분에 최근 3년 내리 적자였던 미국사업에서 올해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겨나고 있다.
9일 현대차 미국법인과 기아차 미국법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가 순항하는 가장 큰 이유는 SUV 차종의 인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1~5월에 미국에서 자동차를 모두 26만9126대 판매했다.
가장 많이 판매한 차종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로 6만8431대다. 엘란트라의 뒤를 싼타페(5만3236대)와 투싼(5만3129대)가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코나도 올해 3만748대나 팔리며 판매순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올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절반이 SUV 차량으로 채워졌다. 2018년 같은 기간만 해도 현대차 판매량 가운데 SUV의 비중은 43%에 머물렀다.
기아차를 봐도 SUV가 미국 판매량의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기아차가 올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는 24만8043대다.
이 가운데 쏘울(4만6697대)과 쏘렌토(3만9448대), 스포티지(3만3286대), 텔루라이드(1만7238대) 등이 주력모델로서 판매량 증가를 이끌고 있다.
친환경 전용 SUV인 니로(9742대)와 레저용차량 세도나(한국명 카니발, 6386대) 등도 견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전체 판매량에서 SUV 판매 비중은 무려 60%가 넘는다.
SUV의 선전 덕분에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분위기는 모처럼 밝다.
현대기아차의 1~5월 합산 판매량은 모두 51만7169대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회사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최근 2~3년 동안 6%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8%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7월부터 미국에서는 중형 SUV로 분류되는 팰리세이드를 판매하기로 해 이런 점유율 확대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현대기아차 미국 법인의 올해 실적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 후퇴와 점유율 하락 등으로 최근 수 년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법인(HMA)에서 순손실 1조7029억 원을 냈다. 기아차 역시 2016년까지 3년 연속으로 순손실을 보면서 누적 순손실이 5천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법인의 1분기 실적은 보면 아직 반등의 기대감을 품기에는 일러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법인은 1분기에 각각 순손실 1025억 원, 270억 원을 냈다. 그러나 분기 손실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